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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초 무성한 보은 미니어처공원. |
50억 쏟아부은 보은 농어촌테마공원 3년째 방치
개장 지연돼 잡초 무성…관리비만 드는 '밑빠진 독' 될까 우려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산외면 산대리에는 법주사, 삼년산성, 선병국 가옥 등 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 공원이 있다.
보은군이 2008∼2012년 농림수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산대지구 농어촌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만들었다.
국비 등 50억원을 투입된 이곳에는 8점의 문화유산 미니어처를 비롯해 전통혼례 장면 등을 묘사한 5점의 조형물도 설치됐다.
주변에는 짚 공예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관과 황토 체험 길, 느티나무 터, 황토대추 길 등 산책로와 쉼터도 조성됐다.
그러나 이 공원은 도시민을 끌어들여 도농교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애초의 계획과 달리 준공된 지 3년이 다 되도록 관광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원 곳곳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고, 체험관의 문은 굳게 닫힌 상태다.
보은군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추가로 매입한 땅 주인이 사망해 소유권 이전이 늦어졌고, 하자보수 등도 지연되는 바람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얘기치 못한 일이 연거푸 터지면서 공사를 맡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시설물을 제때 넘겨받지 못해 생긴 문제라는 설명이다.
군은 최근에서야 행정절차를 마무리 짓고, 해당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산대복합영농조합'에 공원 관리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군 관계자는 "관리비와 공공근로인력 일부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마을서 공원운영을 맡기로 했다"며 "주민들이 이달 25일부터 한 달 동안 덩굴식물인 박을 소재로 한 축제를 준비하는 만큼 이에 맞춰 공원도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공원이 외딴 지역에 위치한 데다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 등도 따로 없어 운영에 한계가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은군의회의 A 의원은 "산골마을 구석에 덩그러니 공원을 만들어 놨다고 해서 관광객이 찾아 오겠느냐"며 "이 사업은 계획단계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군은 최근 이 마을에 25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산대권역 종합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안의 녹색농촌체험관과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고, 다목적 광장 조성과 하천 정비 등도 하는 중이다.
A 의원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물들이 찾는 사람 없이 관리비만 축내는 '밑빠진 독'이 될까 우려스럽다"며 "시설물 관리는 해당 마을에만 전적으로 맡길 게 아니라 보은군에서 직접 나서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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