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르포> 신타그마 광장 가득 메운 "오히! 오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6 08:48:41
  • -
  • +
  • 인쇄
밤새 그리스 국기 휘날려…둥글게 모여 춤추며 자축
△ (아테네 AP=연합뉴스)

<아테네 르포> 신타그마 광장 가득 메운 "오히! 오히!"

밤새 그리스 국기 휘날려…둥글게 모여 춤추며 자축



(아테네=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아테네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은 밤새 그리스 국기와 그리스어로 '아니오'란 뜻의 '오히(OXI)'가 뒤덮었다.

그리스 국민이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한 반대표가 다수라는 최종 여론조사가 나온 5일 오후 7시(현지시간) 광장의 시민은 두 팔을 높이 들었다.

이틀 전 이 광장에서 열렸던 반대를 지지하는 '오히 집회'와 비교하면 참석한 시민들이 같을 수는 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이날 집회가 예고된 것도 아니지만 'OXI'라고 쓰인 스티커를 가슴에 붙인 시민들은 투표를 마치고 하나둘씩 광장으로 모여 들었다.

사전 여론조사는 찬성과 반대가 거의 반반으로 갈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지만 투표 후 광장에 몰려든 시민들은 채권단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그리스 국민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축파티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오후 9시가 조금 못된 시간 정부가 투표결과에 대한 잠정 전망치를 발표한 직후부터 파티의 열기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지긋한 나이의 여성 두 명은 서로 껴안았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굳어지자 그리스 국기는 더 힘차게 흔들렸고 일면식도 없던 시민들은 둥글게 모여 손을 잡고 전통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스 전통 꼬치구이인 수블라키와 옥수수를 굽는 노점상들은 이날도 대목이었다. 지난 금요일에 팔다 남은 호루라기와 그리스 국기를 파는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시민은 유로라는 단일 통화 체제로 이득을 본 독일을 비난하는 팻말을 들어 시선을 끌었다. 이 팻말에는 'Germany' 대신 'Ger Money Europe? No Thanks!'라고 적혀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도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줄을 몰랐고, 아테네 시청은 지하철 운행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식당 웨이터로 일하는 이야니스씨는 "유럽의 가치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5년 동안 격은 고통을 더 요구한 것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