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환풍구사고 부상자 "높은데 가면 자살충동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6 15: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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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도지사, 부상자·부상자 가족 5명 초청해 간담회

판교환풍구사고 부상자 "높은데 가면 자살충동이…"

남경필 도지사, 부상자·부상자 가족 5명 초청해 간담회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높은 데만 가면 자살 충동 같은 것이 느껴진다"

지난해 10월 17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에서 다친 김모(42)씨는 6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사고 후유증의 심각성을 이렇게 말했다.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는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27명이 환풍구 덮개가 붕괴하면서 20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대형 안전사고다.

김씨는 이날 오전남 지사의 초청으로 다른 부상자의 가족 4명과 함께 도청을 찾아와 남 지사와 치료 진행상황과 후유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는 지난 1일 민선6기 취임 2년차 공식 일정으로 판교 환풍구 사고 현장을 방문, 부상자 가족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남 지사가 부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퇴원했다는 김씨는 "사고 당시 한 시간 넘게 지하에 있었는데 눈앞에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부상자도 많은 처참한 광경을 다 봤다"며 당시의 두려운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지금도 애가 죽는다거나 제가 추락하는 안 좋은 꿈을 계속 꾼다. 높은 데만 가면 습관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자살충동 같은 것이 느껴진다.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된다"며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부상자의 가족들도 부상 후 다시 회사로 복귀했지만 불이익만 받았다거나 간병때문에 생업을 포기한 사연을 얘기한 뒤 심리치료를 비롯한 지속적인 치료 지원을 호소했다.

이들과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눈 남 지사는 "부상자 가족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진행해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때 불편함이 없도록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대일 밀착서비스를 하는 공무원이 매일 바뀌어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때도 격리된 분들을 돌보는 공무원을 매일 바꾸다가 한 분이 계속 맡는 것으로 바꿨다"면서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앞으로는 실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그동안 6차례에 걸쳐 부상자 가족회의를 열고 일부 치료비 선지급, 손해사정 용역 실시 등 부상자와 부상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도는 올해 말까지 손해사정을 확정하고 12월 중으로 최종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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