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1년만에 또 극한대립…불신쌓여 파행 장기화될 듯
조정력 잃은 이언구 의장 리더십 '흔들'…레임덕 가속화 불가피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봉합된 듯 했던 충북도의회 여야 갈등이 또 다시 곪아 터졌다.
전반기 의회 2년차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자당 의원을 선출했고, 양보를 구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에 반발, 이언구 의장 체제를 전면 부정하며 상임위 활동 등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제10대 도의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부의장 2자리와 상임위원장 6자리를 모두 새누리당이 독식하면서 빚어졌던 파행이 1년 만에 재연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수용하면서 갈등이 해소되는 듯 했지만 이번 사태로 양 당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 새정치연합 외면 속 '반쪽 의회' 불가피
차기 예결위원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월이다.
1년 전 원 구성 당시 부의장·상임위원장을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던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 소속 이언구 의장을 비롯,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요구한 것이다.
이때부터 제34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6일 오전까지만 해도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예결위원장 양보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새정치연합의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결위원장은 물론 예결위 부위원장까지 자당 의원을 선출, '승자 독식'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최병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6일 기자회견을 자청, "처음부터 부정적 입장이었다면 아예 기대조자 하지 않았을텐데 (새누리당이) 긍정적으로 얘기해 고마움까지 표시했다"고 '배신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새정치연합은 연찬회를 비롯한 각종 의정 활동은 물론 이 의장 주관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운영위원회에 포함된 4명의 새정치연합 의원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5개 상임위원회의 활동만 하겠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끝내 등을 돌리면서 도의회는 '반쪽'으로 운영되는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 1년 전 파행 '판박이'…이언구 의장 '레임덕' 가속화
이번 사태는 작년 제10대 도의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불거졌던 파행과 판막이다.
지난해 7월 소수당을 배려해 달라는 새정치연합의 요구에도 새누리당이 부의장 2자리와 상임위원장 6자리를 싹쓸이하면서 대립과 갈등이 시작됐다.
새정치연합은 이에 반발, 이 의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의원 연찬회는 물론 상임위원회별 공무국외연수도 새누리당과 분리해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지붕 두가족'이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같은 당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주최한 도의원 초청 만찬에도 불참하는 등 새누리당과 한자리에 앉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 의장이 지난해 8월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으나 새정치연합은 '선 양보, 후 대화'의 원칙을 고수하며 거부했다.
지리한 힘 겨루기 속에 감투 싸움을 싸잡아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결국 여야 의원들은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카드를 놓고 화해의 길을 모색했고, 결국 손을 맞잡았다.
지난해 10월 교섭단체가 구성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10개월도 채 안돼 양 당의 불신과 갈등이 다시 곪아 터진 것이다.
장선배 새정치연합 의원은 "다수당의 밀어붙이기식 의정활동을 지양하고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런 취지를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협력관계를 구축해도 모자랄 판에 새누리당이 예결위를 또다시 독식하면서 양보와 타협을 토대로 한 여야의 신뢰가 깨졌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등을 돌리면서 이언구 의장은 진퇴양란에 직면했다.
이 의장의 리더십과 관련,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임병운 의원과 윤홍창 교육위원장, 이종욱 전 도의회 대변인 등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도의회 운영과 관련,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들으면서 이미 그 귄위가 실추된 상황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까지 외면하면서 설땅이 더욱 좁아진 것이다.
임기를 1년 앞두고 소통·협력을 강조했던 이 의장으로서는 같은 당 의원들의 반발과 새정치연합의 외면 속에 반쪽짜리 도의회를 끌고 나가야 하는 진퇴양난에 직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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