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의 변신' 민간 기술이전에 추가 과제 수주도
생기원, 친환경 주조기술 '무기바인더' 첫 개발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정부 재원에 의존했던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고, 이 기업으로부터 후속 연구 과제까지 수주받는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 사례를 낳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장마철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최적화된 친환경 주조기술인 무기 바인더 등을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디알액시온에 기술을 이전했다고 7일 밝혔다.
생기원은 기술 이전과 함께 추가 연구를 위해 이 기업으로부터 수탁 과제를 받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생기원은 기술이전료 18억원 외에 후속 연구비로 8억원을 거둬들이게 됐다.
생기원이 개발한 무기 바인더는 주조과정에서 활용되는 모래 주형(틀)을 만들기 위해 모래가 단단히 굳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사용 원료에 따라 유기·무기바인더로 나뉜다.
이번에 개발된 무기 바인더는 국내 고온다습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독일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에 유기바인더는 주조과정에서 페놀, 벤젠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은 물론 이런 가스들이 주조품 내부에 기포를 만들어 제품의 밀도와 강도를 떨어뜨림으로써 불량률을 높이는 문제를 낳았다.
독일이 이런 문제를 해결한 무기바인더를 개발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국내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적합하지 않아 도입하기 어려웠다.
생기원이 개발한 무기바인더는 절대습도인 '약 30g/㎥' 환경에서도 초기 강도를 유지할 수 있어 세계 최고기술 대비 흡습강도를 500% 이상 개선했다.
이런 무기바인더의 국산화가 이뤄지면 연간 2천48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세계 표준 확보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고 생기원은 전망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독일의 대표 출연연구기관이자 유럽 최대 응용과학기술연구기관으로 연간 예산의 3분의 1은 정부 출연금, 나머지 3분 2는 민간에서 받은 수탁과제 연구로 재원을 조달한다.
정부는 정부 재원에 의존하는 출연연의 체질을 바꾸고자 민간수탁 과제 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정부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민간수탁 실적이 우수한 출연연에는 인력 증원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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