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유로존 정상회의서 돌파구 마련될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7 18: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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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재개 가시화…개혁 요구 둘러싼 공방 재연될 듯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왼쪽)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리스 위기> 유로존 정상회의서 돌파구 마련될까

협상 재개 가시화…개혁 요구 둘러싼 공방 재연될 듯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양측의 전략도 비슷하다.

그러나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협상 당사자의 태도와 입장에서 변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의 지지라는 명분을 얻었다. 강경파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협상 진전을 위해' 물러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6일 "그리스 유권자들이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안을 압도적으로 거부한 것을 주목한다"며 "우리는 (그리스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그리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에 대한 최대 채권자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장에도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한 메르켈 총리는 이번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치프라스 총리의 새로운 제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리스와 원칙 없는 협상 배제를 강조해온 메르켈 총리가 치프라스 총리와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6일 저녁(현지시간) 올랑드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새 구제금융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협상을 시작할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 총리로부터 그리스를 다시 번영하게 할 정확한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추어 메르켈 총리의 입장은 협상은 재개하되 그리스에 대한 엄격한 개혁 요구는 견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데이셀블룸 의장은 7일 긴급 유로그룹 회의 개최를 알리면서 "그리스의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어려운 조치와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국민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그리스의 미래는 험난할 것이며 가혹한 재정적 조치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채권단이 개혁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 정상회의를 앞두고 EU 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은 그리스와 채권단 간 협상에서 또다시 개혁 요구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 정부가 요구할 것으로 전해진 채무탕감과 만기 연장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이전에 개혁 조치가 선행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로존 정상회의에서는 협상 재개가 가시화되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는 잠시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앞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EU 내에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몰아내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내 경험에 비추어 그것은 잘못된 해결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독일 언론 회견에서 "유로존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실시 이전에도 그리스 정부와 EU 지도부는 이번 그리스 국민투표가 유로존 탈퇴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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