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립발레단 하은지 "8년 만의 한국공연 설레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8 18: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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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출연
한국인 최초 종신단원·'에뚜왈' 단원 자격 꿰차

핀란드 국립발레단 하은지 "8년 만의 한국공연 설레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출연

한국인 최초 종신단원·'에뚜왈' 단원 자격 꿰차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좋은 작품을 무대에 올려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 너무나 아쉬웠어요. 8년 만의 국내 공연에 설렙니다."

핀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약 중인 발레리나 하은지(31)는 8일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10~1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12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하 씨는 2007년 핀란드 국립발레단에 합류해 최초의 한국인 단원이자 최초의 주역 무용수, 최초의 종신단원 등의 기록을 하나씩 만들어나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그는 원래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한 '국내파'다.

그런 그가 핀란드로 활동 무대를 옮기게 된 것은 2007년 뉴욕 국제발레콩쿠르에서의 수상이 계기가 됐다.

8년간 금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던 이 대회에서 하 씨가 금상을 거머쥐자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등 해외 유수의 발레단에서 입단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여러 조건을 비교해 선택한 곳이 바로 핀란드 국립발레단이었다.

그는 "조건도 조건이지만 클래식과 모던 작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발레단 입단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 끝에 주역 자리를 꿰찼다. 전체 80명 단원 중 5명에게만 주어진 수석 무용수 격인 '에뚜왈'(etoile) 단원으로 승격되는가 하면 2009년에는 종신단원 자격까지 받았다.

종신단원이 되면 43세까지 무용수 활동이 보장되고 퇴직 후 연금이 지급된다. 안정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확보된 것이다.

외국 프로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무용수가 종신단원이 된 것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수진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핀란드 발레단 생활에 대해 "공연 중에도 매일 2~3개의 작품을 동시에 연습한다. 힘들지만 모험이라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국내에서 갈라 공연을 한 이후 처음으로 다시 국내 무대에 선다는 하 씨는 "너무 오랜만의 한국 공연이어서 설렌다. 다른 좋은 무용수들과 함께 초대돼 떨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지만 무릎 수술로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004년 사고로 십자인대가 파열돼 무릎수술을 받은 그는 핀란드로 간 이후 두차례 더 수술을 받았다.

그러면서 "수술 후 재기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랬는지 가족과 친구가 정말 그리웠다"고 말했다.

홀로 수술과 회복을 거쳐야 하는 것보다 더 아쉬웠던 점은 자신의 무대를 가족과 친구에게 보여줄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하 씨는 "엄마가 가끔 오셨지만 한국에 있을 때처럼 공연을 보여 드릴 수는 없으니 아쉬웠다. 마침 이런 때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돼 좋은 무대를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은 김용걸 한예종 교수와는 1998년 '호두까기 인형' 무대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하 씨는 "당시 어린 클라라역을 맡아 하 감독님과 함께 출연했다. 그때 '아저씨'라고 부르며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핀란드로 돌아가는 하 씨는 당장 '미녀와 야수' 무대에 선다. 당연히 '미녀' 역할이다. 그 이후로도 '오네긴', '호두까기 인형' '라바야데르' 등의 작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는 당분간은 핀란드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후 더 큰 발레단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도 내비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 후배 무용수가 더 큰 무대로 나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이 끝난 후 계원예술중학교 학생을 위한 일일 발레 클래스를 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공연의 부대 행사로 열리는 프로그램이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 배운 것들을 국내 발레계 발전을 위해 활용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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