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인도 '삼각동맹'강화…브릭스서 서방견제
러시아 브릭스 회의서 연쇄 양자회담…美 견제 위한 전략적 협력강화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 인도가 러시아 중부도시 우파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잇따라 정상회담을 열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중국-인도, 중국-러시아, 인도-러시아 간의 전략적 동맹강화를 논의, 각종 외교현안과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해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중국 언론은 9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러시아 및 인도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이들 국가와 양자 및 다자무대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고 외교부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시 주석은 8일 러시아 중부 도시 우파에서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잇따라 회담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는 지난 5월 초 이후 2개월만에 다시 만났고 모디 총리와도 5월 중순 이후 2개월이 채 못돼 다시 만났다.
당시 러시아와 인도란 두 대국 정상과 잇따라 만난 시 주석의 외교 행보를 두고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이른바 '좌(左) 푸틴, 우(右) 모디' 전략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를 감안하면 시 주석의 이번 행보는 이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양국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두 정상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을 거론하며 "제2차대전 승리 성과와 국제정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중국의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과의 공통점을 강조하면서 "고속철 등 기초시설(인프라) 투자, 금융, 에너지, 우주항공 등의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러 양국의 경제적 상호 보완성이 매우 크다며 전략적 협력 프로젝트의 가속화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이 공동으로 주도하는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란 다자기구의 틀 내에서의 전략적 협력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의 '포스트(Post) 2015' 개발 목표, 기후변화 협상,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반(反)테러, 인터넷 안보 등 글로벌 거버넌스와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한 중러간 긴밀한 협력을 주문하면서 이를 통해 신흥시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공동이익을 수호하자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의 전면적 전략 협력동반자 관계는 심도있게 발전하고 국제문제에서의 소통과 경제협력이 순조롭게 추진 중"이라고 평가하면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인프라, 에너지, 첨단기술 등 분야에 대한 중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지난해 5차례나 회동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도 서방과의 대결에서 보조를 함께하는 양국의 신 밀월 관계를 또 한번 과시한 셈이다.
시 주석은 또 다른 주요 대국인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도 주력했다.
시 주석은 모디 총리와 회담에서 지난 5월 시안(西安)에서 두 정상이 다양한 합의를 이룬 사실을 거론하며 고위층 왕래와 전략적 소통 강화, 중요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연구 등을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AIIB, 브릭스 신개발은행,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BCIM)를 잇는 경제회랑 개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전략적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자고도 제안했다.
모디 총리도 "인도는 더 많은 중국기업의 대인도 투자를 환영하며 전략적 소통 강화를 희망한다"면서 브릭스 신개발은행, AIIB 등을 통한 양국간 협력을 희망했다.
두 정상은 양국간 최대 갈등 현안인 국경문제에 대해서도 갈등을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세계 인구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는 지난 5월 모디 총리의 취임 후 첫 방중을 계기로 오랜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경제 협력을 매개로 밀착 행보를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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