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우월주의'에 고하는 뜨끔한 경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9 14:45:04
  • -
  • +
  • 인쇄
임종식 신간 '인간 위대한 기적인가, 지상의 악마인가?'

'인간 우월주의'에 고하는 뜨끔한 경고

임종식 신간 '인간 위대한 기적인가, 지상의 악마인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나는 돼지를 좋아하오. 개는 우리를 우러러보고 고양이는 얕잡아보지만, 돼지는 동등하게 취급하기 때문이오."

임종식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쓴 책 '인간 위대한 기적인가, 지상의 악마인가?"는 윈스턴 처칠의 말로 시작한다.

임 초빙교수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남긴다.

"나는 돼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오. 개는 우리를 우러러보지만, 돼지는 동등하게 취급하고 고양이는 오히려 얕잡아보기 때문이오."

인간이 타종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비꼰 것이다.

이 책은 '인간 우월주의'를 신랄하게 꼬집고 이성과 도덕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우선 동물은 과연 비이성적일까?

한 무리의 코끼리가 뼈만 남은 가족의 시신을 에워싸고 한동안 뼈를 어루만지다가 상아만 풀숲에 감추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다.

이들은 인간이 상아를 가져가는 광경을 목격했고 그 경험을 통해 상아를 감추지 않으면 인간이 가져갈 것이라고 유추한 것이다.

저자는 "이는 추론을 통한 행동으로 비이성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이성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주장에 뒤엎는다.

도덕은 인간만이 갖춘 능력이라는 주장은 어떨까?

2008년 12월 4일 칠레 산티아고의 한 고속도로 감시 카메라에 도로를 건너는 유기견 2마리가 포착됐다.

이들은 질주하는 차 사이를 운 좋게 빠져나갔으나 잠시 뒤 1마리가 결국 차에 치여 숨을 거뒀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장면이 포착됐다.

또 다른 유기견이 쓰러진 동료 유기견을 옮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이 유기견은 동료가 상처를 입을까봐 물어서 옮기지 않고 양 발로 목을 감싼 채 힘겹게 도로 밖으로 끌고 갔다.

동물에게 적어도 '원시적 도덕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저자는 '개고기를 먹든 말든?-상대주의의 오류', '생명권과 자의적인 안락사' 등의 저서와 논문을 내는 등 동물보호와 생명윤리 문제에 천착해왔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든 안 하든 이 책은 인간과 동물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의무늬. 200쪽. 1만4천원.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