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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 '예'(NAI); 드라크마 '아니오'(OXI) (아테네 AP=연합뉴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 상환 만기일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을 넘기면서 부도상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IMF 이사회에 그리스의 '체납'(arrears) 사실을 알렸다"며 "체납이 해결돼야 그리스는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5일 만기가 돌아왔던 3억 유로(약 3천781억원)를 포함 부채 15억5천만 유로(약 1조9천억 원)를 지난달 말에 일괄적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수정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아테네의 이날 집회 도중 한 참가자가 유로화와 드라크마화(유로화 사용 이전 그리스 옛 화폐) 그림에 각각 O, X를 표시한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 bulls@yna.co.kr A demonstrator holds a placard depicting Yes to euro, No to drachma during a rally organized by supporters of the YES vote to the upcoming referendum in Athens, Tuesday, June 30, 2015. Greece's European creditors were assessing a last-minute proposal Athens made for a new two-year rescue deal, submitted just hours before the country's international bailout program expires and it loses access to billions of euros in funds. (AP Photo/Daniel Ochoa de Olza) |
<그리스 위기> 그리스 호텔·식당들, 불가리아 화폐 선호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그리스가 9일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했으나 아테네의 호텔과 식당 등은불가리아 화폐(레프)를 선호하는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역력한 모습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스 북부 휴양지의 호텔과 식당 등은 자본통제 이후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레프화 등 외국 통화 결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채권단 제안보다 40억 유로가 많은 개혁안을 제출, 한편으로는 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를 가지면서도 의회 표결과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니 호텔 등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유로화에 고정된 안전한 레프화 결제를 원한다는 것이다.
연정의 다수당 급진 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 측은 추가 긴축이 조건인 구제금융 협상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의회 승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이를 통과해도 EU 정상들이 자금지원 협상재개에 찬성해줄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상인은 FT에 "내주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에 이은 드라크마 체제 복귀 등 "불확실한 일이 너무 많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계 위협을 느낄 상황이 되다 보니 관광업자나 소매상들 다수는 레프화나 터키 화폐로 거래하는 것을 점차 당연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관광협회는 지난주 자본통제 시행 후 휴가철 막바지의 방문자 숫자가 작년 동기 대비 30∼40% 감소했다고 말했다.
레프는 유로에 고정환율로 묶여 있는 안정 통화이어서 유동성이 부족한 현 상황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불가리아는 2001년 EU 가입 후 스웨덴,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6개국과 함께 유로존 가입을 기다리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통화위원회 협약에 따라 레프를 유로에 고정해 놓은 상태다.
특히 지난주 자본통제 조치로 그리스 국민 1인당 은행계좌 인출 한도가 하루 60유로이다 보니, 생필품 구입비가 부족한 북부지역 상인 등은 불가리아 관광객에게 받은 레프를 들고 불가리아로 환전이나 생필품 구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다.
일부 호텔이나 식당의 구매 담당자들은 아테네에 부족한 호텔의 필요 물품을 불가리아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북부 산티 지역과 불가리아를 오가며 관광업을 하는 크리치니스는 "드라크마 체제 귀환은 재앙이 될 것"이라며 사태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리스 사태로 괴멸 직전에 몰린 관광업 종사자 대부분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
불가리아 국민들은 그리스 사태를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1995∼97년 살인적인 인플레로 달러당 화폐 가치가 95년 71레프에서 2년 만에 3천레프 이상으로 대폭락했던 위기 시절을 겪었는데, 한 때 호황을 누렸던 그리스 국민이 지금 이웃 국가의 통화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아이러니한 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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