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김바다 "맛있는 록 들려줘야…그게 시나위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0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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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 록그룹 시나위, 5대 보컬 김바다와 16년 만에 재결합
17일 완전체 공연 뒤 신곡 발표…"시나위는 존재만으로도 감사"


신대철·김바다 "맛있는 록 들려줘야…그게 시나위죠"

30년 차 록그룹 시나위, 5대 보컬 김바다와 16년 만에 재결합

17일 완전체 공연 뒤 신곡 발표…"시나위는 존재만으로도 감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세대 록밴드 시나위는 신대철(48)의 또 다른 이름이다.

시나위가 1986년 데뷔해 임재범(1대 보컬), 김종서(2대 보컬), 서태지(베이시스트), 김바다(5대 보컬) 등 걸출한 뮤지션을 배출하며 올해로 30년째 명맥을 이은 건 리더 겸 기타리스트 신대철의 꼬장꼬장한 의지였다.

"시나위는 제게 전부나 마찬가지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나위를 통해 했고 결과가 훌륭하든 아니든 제 능력치의 합당한 뭔가를 한 것 같아요. 임재범, 김종서, 서태지, 김바다 같은 뮤지션을 만난 것도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요."(신대철, 이하 신)

팀명을 붙인 것도 그였다.

그는 "시나위는 남도의 무속음악으로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연주하는 형식"이라며 "그 뜻처럼 누구나 밴드에 들어와 잼(Jam·즉흥연주)을 하듯 자유롭게 발상을 표현해보자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시나위는 30년 차인 올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1996~1999년 시나위에서 활동한 김바다(44)와 16년에 재결합한 것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시나위 컴백 콘서트 완전체'(完全體)란 타이틀로 재결합을 선언하는 공연을 연다. 공연 이후 새 싱글을 시작으로 앨범도 잇달아 선보인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신대철과 김바다는 재결합 배경에 대해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3년 전 MBC TV '나는 가수다 2'에서 함께 공연한 뒤 (김)바다와 여러 차례 교류가 있었어요. 제가 먼저 제안했고 올해 초부터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죠."(신)

"사실 2010년 제 밴드 '아트오브파티스'를 만들기 전 대철이 형과 다시 해보고 싶었어요. 우연히 녹음실에서 형을 만났는데 이게 인연인가 싶어 '오늘 술 한잔하자'고 했더니 형이 피곤해 들어간다고 했죠. 그래서 인연이 아닌 줄 알았는데…. 하하."(김)

황금 같던 20대를 시나위에서 보낸 김바다의 감회는 남다르다. 록키드에서 로커로 성장한 그에게 시나위는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했다고 한다.

그는 "롤링스톤스 같은 해외 록밴드를 좋아했는데 중3 어느 날 독서실에서 시나위 1집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듣다가 벌떡 일어났다"며 "외국의 새로운 곡인 줄 알았는데 한글 가사가 나와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 이런 밴드가 있다니 존재만으로도 감사했다"고 시나위를 '영접'한 순간을 떠올렸다.

신대철은 김바다와의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했다.

"5집에서 노래한 손성훈이 팀을 갑작스럽게 나갔죠. 당시 드러머 신동현 씨가 김바다 연주를 본 적 있다며 추천했어요. 오디션 때 김바다와 잼을 했는데 파워풀한 고음, 애티튜드 등 록 보컬의 특징을 다 갖고 있어 단번에 낙점했죠. 뭘 가르칠 필요가 없었어요."(신)

김바다는 "사실 고1 때 우드스탁이란 클럽에 손님으로 갔다가 신대철, 김종서, 서태지 조합의 시나위가 무대 리허설 하는 걸 봤는데, 그때 이미 '내가 오디션 보고 보컬 자리에 들어갈까?'란 발칙한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시나위와 김바다의 시너지는 1997년 6집 '은퇴선언'에서 폭발력을 가졌다. 6집은 1집 이후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킨 시나위의 명반으로 꼽힌다. 동명 타이틀곡 '은퇴선언'을 비롯해 '서커스', '블루 베이비'(Blue Baby) 등은 시나위의 얼터너티브 록 문법이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대철은 '은퇴선언'이 서태지의 은퇴를 꼬집었다는 당시 논란에 대해 "그때 가요계에서 젊은 가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은퇴하는 모습을 풍자한 것이지 특정 누군가를 '디스'한 건 아니다"며 "젊으니 더 많은 걸 할 수 있고, 또다시 돌아올 거 아니냐는 얘기다. 음악가뿐 아니라 정치인도 해당되는 얘기"라고 떠올렸다.

1998년 7집 '사이키델로스'(Psychedelos)까지 활동한 김바다는 1999년 시나위를 떠났다. 이후 솔로 활동과 밴드 나비효과, 레이시오스, 아트오브파티스에서 실험적인 사운드로 음악 행보를 이어갔다.

"나이가 어려 제 마음대로 안되면 싸우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대철이 형에게 미안하죠. 에너지가 가장 센 20대에 시나위로 활동한 것에 대한 다행스러움, '내가 시나위에서 활동했구나'란 감사함이 있어요. 얼마 전 저의 제자가 형을 보고서 '신(神) 같다'고 하더군요. 제가 엄청난 사람과 밴드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더 조심스러워요. 철이 든 거죠. 하하."(김)





이번 재결합 공연에선 옛 팬들이 좋아할 6집과 7집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선곡할 예정이다. 팬들이 '필청'(必聽)하고 싶어하는 곡이 있어 그 곡들도 추릴 계획이다.

공연에서 첫선을 보인 뒤 출시할 신곡 2곡은 각자 작업한 뒤 결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30년산 시나위 음악의 방향성은 꽤 명쾌했다.

신대철은 "항상 같은 걸 고집하는 것도 때론 멋져 보이지만 '추억팔이'를 해야 하나란 생각도 한다"며 "뿌리를 살리되 동시에 새로움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어렵지만 그걸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예요. 1960~70년대를 거쳐 1990년대까지 새로운 음악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전 걸 결합하기 시작했죠. 다양한 요소를 섞어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나가는 거죠."(신)

김바다도 "예전엔 이탈리아 정통 피자냐, 아니냐를 따지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퓨전이어도 맛있으면 그만"이라며 "음악도 요리처럼 좋은 재료를 쓰고 정직하게 만들어 맛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새로운 음악이 시나위의 방점을 찍는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현역에서 대선배가 되다 보니 후배들이 바라보고 갈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은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대철은 "해외에는 폴 매카트니 등 현역 노장들이 많은데 외국에 비해 우린 뮤지션의 조로 현상이 심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바다도 "시나위의 공연, 음악이 좋은 에너지를 발산했으며 좋겠다"며 "록키드들이 '록이 엄청 멋있구나'란 걸 알게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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