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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연기 자욱한 대구야구장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9일 오후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찾은 관중이 1, 3루 내야석 통로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최근 대구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담배연기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015.7.10 psykims@yna.co.kr |
담배 연기에 신음하는 대구야구장…금연구역 무색
흡연실 부족, 사무소·구단 외면…통로엔 뿌연 담배연기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이 금연정책 사각지대로 방치돼 대다수 관중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다중밀집시설에서 대규모 흡연으로 비흡연자들의 고통이 크지만, 야구장 관리사무소나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이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2015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이 되자 1, 3루 내야석 통로로 수십 명의 관중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이 복도를 차지한 채 뿜어낸 담배연기는 순식간에 좁은 통로를 뿌옇게 메웠다.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표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수교대 시간마다 담배를 피워댔다.
2살 아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김영준(36)씨는 "담배연기 때문에 아이와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다"며 "비흡연자를 위한 배려를 찾을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화장실과 매점을 이용하려고 줄을 섰다가도 코를 막으며 연기를 피하는 모습이다.
한 관중은 "복도의 담배 연기가 관중석까지 날아온다"며 "야구를 즐기려고 경기장에 왔는데 간접흡연을 해 화가 난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10일 KBO에 따르면 대구야구장에서 열린 올해 프로야구 37경기 평균 관중 수는 6천 888명이다.
그러나 흡연실은 지난해 12월 13㎡ 크기로 설치한 2곳뿐이고, 이마저도 10여명이 들어가면 가득 찬다.
흡연자들은 여전히 흡연실 입구나 통로를 차지한 채 '민폐'를 끼치고 있다.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야구장이 좁아 흡연실을 더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야구장 금연 관리를 담당하는 대구 북구보건소는 흡연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보건소 측은 곳곳에 금연 표지판을 붙이는 등 홍보 위주 활동을 할 뿐 흡연자들과 마찰을 우려해 단속에 소극적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수많은 흡연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너무 심해 계도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외공간인 운동장에서 관중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 집중 단속기간을 정해 비흡연 관중들의 불편을 덜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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