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프론' 태국경제, 동남아의 '환자'되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3 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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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그리스 사태로 주가지수가 1.17% 하락한 태국증권거래소(SET) 모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프론' 태국경제, 동남아의 '환자'되나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태국 경제는 잘 식지 않는 '테프론 경제'로 통한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적 위기와 사회적 고비를 겪으면서도 견실한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태국 경제가 2년 째 경기 침체를 지속하면서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환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6.5%의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했던 태국은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2013년 2.9%로 뚝 떨어지고 나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해는 0.7%를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했다.

지난해 5월 쿠데타를 일으킨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경제 성장을 자신하고 있으나 예상 경제성장률은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성장률 하향 조정을 발표해 올해 예상 GDP 성장률을 3.8%에서 3.0%로 다시 낮췄다.

중앙은행이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기는 지난해 6월 올해 성장률을 5.5%로 전망하고 나서 지난해 9월(4.8%), 지난 1월(4%), 3월(3.8%)에 이어 4번째이다.

수출은 2013년과 지난해 각각 0.2%, 0.3%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되면 수출은 3년 연속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태국 경제가 부진한 것은 2013년 말 시작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인한 정치, 사회 불안을 계기로 조성됐던 투자, 소비 위축이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의 더딘 경제 회복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한 것도 경기 침체의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스 사태, 중국 증시 폭락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요동치자 가뜩이나 침체한 태국 경제가 더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태국이 성장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고 수출이 증가해야 하나 시위와 쿠데타가 거듭되는 불안한 정치 상황, 수출 상품의 경쟁력 부족이 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태국은 2006년 쿠데타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실각한 데 이어 지난해 쿠데타로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권이 붕괴했다.

프라윳 총리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정부 지출 가속화를 내세우며 경기 부양을 약속했지만, 비효율적 관료주의로 정부 지출 및 투자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현 군부 정권의 민정 이양 일정도 불투명해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수출 상품들이 부가가치가 낮거나 사양 제품들이어서 수출 확대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일례로 주요 수출 품목의 하나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였으나 세계적인 HDD 수요 감소로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태국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품목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72억 달러를 구제금융으로 차입하는 등 이른바 '톰양꿍(태국의 대표적 국요리) 경제위기'를 겪었으나, 2002년부터 상당 기간 5% 이상의 성장을 유지해왔다.

이는 태국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2004년 쓰나미, 2006년 군부 쿠데타를 잇따라 겪으면서 달성한 것이다.

'방콕 대유혈' 시위가 발생했던 201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7.8%에 이르렀으며, 대홍수 이듬해인 2012년에는 6.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 때문에 태국은 놀라운 경제 회복력과 탄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동남아 경제를 견인해왔던 태국 경제가 정치불안과 수출경쟁력 확보 실패로 침체를 지속하면 동남아의 새로운 '환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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