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18년 만에 상반기 사상 첫 흑자 내고도 '울상'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3 11: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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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로 18개 노선 운항 중단…하반기 적자 '유턴' 걱정
△ <<연합뉴스 DB>>

청주공항, 18년 만에 상반기 사상 첫 흑자 내고도 '울상'

메르스 여파로 18개 노선 운항 중단…하반기 적자 '유턴' 걱정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공항이 개항 이후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흑자를 내고도 표정이 어둡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효자 노선인 중국노선을 비롯해 18개 노선 운항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적자로 유턴할 수 있다는 얘기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공항은 올해 상반기에 6억9천만원의 흑자를 냈다. 2억4천만원의 흑자를 냈던 1분기에 비해 2분기 규모가 더 크다.

가집계한 것이지만 1997년 4월 개항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50억원 안팎의 적자가 났던 데 비하면 큰 성과다.

그러나 충북도나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모두 축배를 들지 못한 채 장탄식을 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부터 중국 노선이 줄줄이 운항 중단된 것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게 뻔하기 때문이다.





메르스가 확산됐던 지난달 초부터 국내 4개 항공사와 중국 5개 항공사가 오는 10월 말까지 운항을 취소한 편수는 총 708편에 달한다.

중국 노선 이용객도 지난 5월 말까지 하루 평균 2천300여명에 달했으나 지난달에는 720여명에 그쳤다.

올해 1∼5월 청주공항으로 입국한 후 충북 지역을 관광한 중국인은 작년 한 해(2만4천665명)보다 배 가까이 많은 4만1천656명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충북도가 메르스의 여파가 장기화될 것을 걱정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메르스가 종식되더라도 국내외 여행사가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고 전세기를 띄우는 데 앞으로 한 두달 내로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주공항은 '메르스 한파'가 8, 9월까지 이어진다면 상반기 흑자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노선 운항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저비용 항공사(LCC)도 사전 예약이 거의 없는 탓에 항공기를 띄울 기름값 걱정을 해야 할 판이다.

공항 내 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이 갑작스럽게 끊기면서 임대료만 물고 있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주공항은 정부가 지원에 나서줄 것을 원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정부는 900억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투입, 관광업계 지원에 나섰으나 이와 연계된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충북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항공산업 지원이 병행돼야 하며, 특히 지방 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LCC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메르스 사태에도 손실을 감수하면서 운항을 중단하지 않은 항공사에 착륙료·정류료·조명료 면제 등 국제선 신규 취항 때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달라고 한국공항공사에 요청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항공·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 줄 것과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 대상에 항공업계도 포함할 것을 건의했다.

공항 출국 시 징수하는 출국납부금이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적립되는 만큼 항공업체도 지원 대상이라는 게 충북도의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항공사에 지원하는 인센티브에 국비를 매칭해야 한다"며 "공항·항공사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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