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서 출로 찾나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전반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서 정책을 논의하는 이른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지도부가 여름철 휴가를 겸해 여는 이 회의에서 반(反)부패 개혁에 대한 반발, 경제 성장 둔화와 증시 파동, 사회적 비판 세력에 대한 일제 단속 등으로 촉발된 정치·경제·사회 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들은 14일 시 주석 정권이 현재 심각한 위기 국면에 접어들어 전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반체제인사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중화권 매체인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그룹 허핀(河頻) 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현 중국 정권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원로 세력의 반발이 거센데다 최근 대대적인 인권변호사 등 지식 계층에 대한 전격 단속으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아부꾼들과 진상을 모르는 민중 일부가 시 주석을 지지하고 있지만 증시 파동으로 큰 손해를 본 주식 투자자들의 불만과 불평도 폭발직전이어서 자칫 체제 전복 가능성까지 점쳐진다는 것이다.
반부패개혁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시 주석이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하는 기간 시 주석을 권좌에서 축출하는 정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 증시 파동은 정부의 개입으로 13일 사흘째 상승 국면을 보였지만 이는 잠시 봉합된 상황으로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시한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이번 증시 파동에는 일부 정경유착 세력의 '작전'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최근 인권 변호사 등 100여명을전격 연행·조사한 것도 증시 위기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전했다.
당국은 증시 파동이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지면 경제 혼란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이 촉발될 것을 우려해 잠재적 사회 불안 세력인 인권 변호사 등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중국 지도부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정치적 협상과 인사를 통한 권력 재분배, 새로운 경제 정책 수립 등을 통해 위기 해소의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VOA는 전했다.
이에 따라 원로들도 참여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반부패 개혁 방향과 함께 오는 10월 당 제18기 5중전회를 앞두고 인사 조정 윤곽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 회의는 시진핑-리커창(李克强) 정부가 내세운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성장 정책을 구현하는 제13차 경제개발계획(2016∼2020년)의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증시 대책도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은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있는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매년 여름휴가를 보내며 주요 정책을 논의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통상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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