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 '목발' 케리·'스마일'자리프, 노벨상 거론
전세계가 우려한 이란 핵문제 푼 주역으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13년만에 이란 핵협상 타결을 이끈 주역인 존 케리(72)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55) 이란 외무장관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케리 국무장관과 자리프 외무장관이 전 세계가 우려하던 이란 핵 문제를 푼 주역인 만큼 이들을 노벨평화상 수상후보로 꼽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평화협상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공동 선정된 사례는 1973년 파리협정 당시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 베트남의 레둑토 전총리를 시작으로 5번에 달한다. 당시 레둑토 전 총리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다"며 수상은 거부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었던 미국 민주당 전직 상원의원(케리 장관)과 이란 이슬람 혁명 당시 왕당파 지지자(자리프 장관)는 2013년 10월부터 1년9개월간 불꽃 튀는 협상을 하면서 서로 '존'과 '자바드'로 부를 정도로 가까워졌다.
로이터통신은 전임자들과 달리 영어에 능통하고 친화력 있는 자리프 장관이 항상 웃는 얼굴로 협상장에 나타나면서 케리 장관과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종종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냉철하고도 교활한 경쟁상대였다. 수십년간 외교관계가 단절됐던 국가의 대표들답게 서로 명백히 존중하는 가운데서도 어느 정도 거리는 유지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협상장에서 연출된 사진을 보면 큰 키에 고급 맞춤 정장을 입은 케리 장관은 작달막하면서 수수한 전통의상을 입은 자리프 장관과 대비된다.
2013년 9월 취임한 자리프 장관은 미국 덴버대학 국제법 박사학위 소지자로 항상 웃는 얼굴로 '미스터 스마일'(Mr. Smile)로 불린다. 그는 2013년 발간한 회고록에 "외교를 할 때는 항상 웃어야 하지만, 적과 대화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썼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었던 케리 장관은 2013년 2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국무장관에 취임한 뒤 10월부터 협상을 진행하다 자전거 사고로 허벅지 뼈가 부러졌으나 '목발투혼'으로 협상을 타결시켰다.
키신저-레둑토(1973년) 이후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는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성공한 1978년 공동수상자 무하마드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메나햄 베긴 전 이스라엘 총리, 1993년 인종분리정책을 평화적으로 해결한 공로로 수상한 넬슨 만델라-프레데릭 데 클레르크(이상 남아공)가 있다.
이어 1994년엔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츠하크 라빈 전이스라엘 총리·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외무장관, 1996년엔 동티모르 카를로스 벨루 동티모르 대통령-주제 라모스 오르타 주교가 공동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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