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 협상의 숨은 결정권자 하메네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5 10: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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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서 협상 좌지우지…향후 합의 시행에도 영향 상당할 듯


<이란 핵타결> 협상의 숨은 결정권자 하메네이

막후서 협상 좌지우지…향후 합의 시행에도 영향 상당할 듯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최고지도자에게 권한을 위임받았습니까."

이란 핵문제로 피말리는 협상이 계속되던 며칠 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란 협상팀이 내놓은 협상안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 이란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담겼느냐는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때서야 협상팀이 타결에 근접할 수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장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명을 받은 자리프 장관이 앉아있었지만 테헤란에 앉아있는 하메네이가 막후 지휘를 한 셈이다. WSJ은 이란 핵협상에서 하메네이가 자격이 없지만 출전이 허용되는 선수를 뜻하는 '와일드카드' 역할을 했다면서 하메네이의 숨은 역할을 조명했다.

이란 핵협상을 시작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란 최고 통치권자인 하메네이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려 애썼다. 4차례나 친서를 보내고 이란인 죄수를 풀어주면서 하메네이에게 끊임없이 구애한 것이다.

빌 클린턴이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이란과 당국자 수준에서 합의를 이뤘다가 최고지도자의 뜻에 어긋나 뒤통수를 맞았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그간 협상에 물꼬가 트이고 진전이 있었던 순간에는 늘 하메네이의 측근이 등장하거나 하메네이의 의중이 반영됐다. 하메네이의 말 한마디가 협상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케리 장관이 자리프 장관과 2013년부터 100시간 넘게 직접 대화하고 셀 수도 없는 이메일을 주고받고 때로는 격분해 소리를 지르며 협상을 했지만 결국 협상을 좌지우지한 것은 하메네이였던 것이다.

핵협상 타결 시한이었던 6월 30일을 앞두고 테헤란에 돌아간 자리프 장관이 빈의 협상장으로 돌아왔을 때 하메네이의 측근인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장이 동행하자 미국 협상팀은 안도했다. 하메네이가 타결에 뜻을 두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협상 막판 쟁점이었던 무기금수와 탄도미사일 제재 해제 시점에서도 하메네이의 영향력이 드러났다. 이란은 하메네이의 뜻에 따라 즉시 해제를 요구했고 각각 5년과 8년간만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년과 8년이 너무 짧은 기간이라고 생각해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합의가 이뤄졌다.

핵협상은 13년 만에 역사적 타결을 이뤘지만 앞으로의 합의 시행에도 하메네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SJ은 자리프 장관이 케리 장관에게 하메네이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답한 순간이 협상에 돌파구가 됐지만 앞으로 합의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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