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 "미국인 테러 이란 장성 제재 해제 턱도 없다"
미 '매파' 정치인들 주장, 술레이마니 등 일부 장성 겨냥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진짜 악마인 그들의 손에 미국인의 피가 여전히 흥건한데 제재 대상에서 뺀다니 어림도 없다."
13년간의 지루한 협상 끝에 이란 핵 문제가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국 워싱턴 정가에 일부 '문제 있는' 이란군 장성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존 매케인 상원군사위원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코린 상원의원 등 '매파'들은 이번 타결로 콰셈 술레이마니 특수전사령관 등 일부 이란군 장성들이 유엔과 미국 등의 제재 명단에서 빠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선 이유는 똑같다. 살상력이 강한 급조폭발물(IED)을 이라크 반군에 제공해 500여 명이나 되는 미군의 목숨을 앗아가게 하는 등 미국에 대해 테러를 지휘한 장본인들이라는 판단에서라고 데일리비스트 등 미국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문에 대해 협상의 주역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동시에 부인했지만, 논쟁은 한동안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눈엣가시 같은 존재,' 술레이마니 사령관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과 전직 고위 관료 등이 제재 명단에서 절대로 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란군 장성 가운데 첫 번째 인물은 바로 술레이마니 사령관(58)이다.
'베일에 가린 지휘관', '어둠의 기사', '미스터 해결사', '냉혈한', '우려와 기대를 함께 가진 테러리스트', '이라크 정권의 마지막 버팀목' 등 온갖 수식어가 붙을 만큼 비중이 크다.
이란군 정예 혁명수비대(IRGG) 내에서 특전사령관과 정보사령관을 겸하는 술레이마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전략 요충지 티크리트를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란 특수부대 알쿠드스를 지휘하는 술레이마니는 평범한 가문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이란 혁명에 뛰어들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80년 이란-이라크전쟁 때다. IRRG의 중위로 입대한 그는 이 전쟁에서 남부 전선에 투입된 제41 사랄 사단장으로 벼락출세했다. 그는 1998년 3월 알쿠드스 사령관직에 오르면서 차기 IRGG 사령관 후보로 일약 부상했다.
군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비밀협상의 주역으로도 맹활약했다. 2001년 9. 11 테러 직후 술레이마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미국 외교관에게 아프가니스탄 내 수니파 반군 조직 탈레반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아프간 공격과 탈레반 정권 붕괴,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 인사 제거 등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2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술레이만의 활동은 미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국내외의 파상공세에 직면해 정권 붕괴 위기까지 내몰린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 지원에 나선 알쿠드스는 반군이 장악한 주요 거점을 탈환하는 선봉대 역할을 했다.
이라크 전선에서의 행보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그는 이라크전선에 IED를 보낸 것과 관련해 맹비난을 받았다. 술레이만은 이란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해 2007년 유엔 결의 1747호의 제재 인사 명단에 포함됐으며, 2011년 미국에 의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인사와 테러리스트로 지목됐다.
◇ 반(反) 이스라엘 강경발언 장성들도 대거 포함
술레이마니 수준은 아니지만 제재 대상에 계속 묶어둘 것을 요구하는 장성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발언을 한 대표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경찰군 방첩기관장 출신인 모하마드 레자 나크디 준장으로 그는 "이스라엘을 지도 상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이란의 국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 내무장관과 국방장관을 지낸 모스타타 모하마드 나자르 준장, 국영 항공업르을 책임지는 모하마드 나데리 준장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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