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에 독일 재계 환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5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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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재계 사절단 이끌고 이란 방문
이란과 유럽 최대 교역국…"수출 2년내 2배 이상 늘 것"
△ 18일 간의 마라톤 협상을 통해 이란 핵 문제 타결에 성공한 영국, 독일, 미국, 프랑스, 오스트리아(왼쪽부터)의 외무장관들이 14일 오스트리아 빈 유엔 유럽본부에서 축하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사진DB)

이란 핵타결에 독일 재계 환호

부총리, 재계 사절단 이끌고 이란 방문

이란과 유럽 최대 교역국…"수출 2년내 2배 이상 늘 것"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전통적으로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독일은 핵협상 타결 소식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이란과의 교역량이 가장 많은 독일 기업들은 대(對)이란 수출이 2년 내에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도이체벨레 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와 기업인들은 벌써 몇 달 전부터 핵협상 타결에 대비해 이란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경제장관 겸 부총리가 이번 주말에 재계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키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절단은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동안 테헤란과 이스파한 등에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주요 인사들을 만난다.

독일 외무부에 따르면, 근년에 농산물과 의약품 등 국제제재를 받지 않는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교역이 급증해왔다. 지난해 대 이란 수출은 30%, 양국 총 교역액은 27% 성장했다.

물론 양국의 경제규모에 비하면 교역액이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재가 해제되면 교역량이 매우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폴커 트라이어 독일상공회의소 회장은 "2년 내에 대이란 수출이 50억유로로 2배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N-TV 방송은 "잘하면 3~4년 안에 수출액이 100억 유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트라이어 회장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울리히 그릴로 독일 산업연맹(BDI) 회장은 "오랜 경제제재로 낡은 이란 산업인프라의 현대화 수요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그릴로 회장은 특히 이란 석유산업 등은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들에게 큰 기회를 줄 것이며 자동차, 화학, 건강보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도 좋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하엘 토쿠스 독일-이란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오랫동안 소망해온 일들이 이뤄졌다"면서 "독일은 이란이 좋아하는 사업파트너여서 양국 간 교역, 특히 독일 자본재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교역 규모가 수백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철도와 도로 등 교통·수송분야에도 독일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이 널려 있다.

독일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제재 철회에 대비해 이란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왔다.

토쿠스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 사이 분위기가 상당히 밝아졌다"면서 "특히 지난 몇 달 동안 테헤란행 항공기들은 독일 사업가들로 만석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테헤란에서 열린 연례 '이노텍스 테크놀로지 교역 박람회'엔 독일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았다. 국제제재와 관련 정치적 압력에 더 민감해서다. 그러나 아제 상황이 달라졌다.

물론 올해 내엔 교역규모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제재 해제를 위한 행정적 기술적 인프라가 먼저 복구돼야 새 프로젝트가 가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6~9개월가량 예비기간이 필요해서다.

한편, 서방의 제재로 독일의 이란 수출과 투자가 크게 줄어든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와 있다.

테헤란상공회의소 통계에 따르면, 대 이란 수출액에서 아랍에미리트와 중국이 압도적 차이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인도, 한국, 터키가 그 뒤를 잇고 독일은 6위에 머물러 있다.

이란 진출 독일 기업 전문 컨설턴트 업체 크렌클러&파트너의 대표 사산 크렌클러는 그러나 "중국이 독일 기업에 장기적인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인들이 "아시아보다는 유럽과의 교역을 선호하고, 특히 독일을 좋아해서"라는 것이다.

크렌클러에 따르면, 그 배경엔 품질 좋고 내구성있는 독일 기계의 명성만이 아니라 실용적 조건들을 뛰어넘는 뿌리깊은 요인들이 있다.

이란인들은 동아시아보다는 유럽과 문화적 공통점이 더 많다고 느낀다. 또 독일과 오랫동안 문화적, 사업적, 개인적 유대관계들을 맺어왔다.

역사적으로 독일 엔지니어들이 1920년대에 이란 철도와 교량들을 건설했으며, 상당히 많은 이란 엔지니어들이 독일서 교육받았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엔 많은 이란 엘리트들이 독일로 망명했다.

또 이란 지식인들은 괴테나 하버마스, 니체 같은 독일 철학가와 작가들의 책을 즐겨 읽을 정도로 '문화적 존경의 깊은 우물'이 있다고 크렌클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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