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500만명…20대 관객에 통한 실화의 감동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6 14: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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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가를 둘러싸고 댓글 공방도 벌어져

'연평해전' 500만명…20대 관객에 통한 실화의 감동

영화 평가를 둘러싸고 댓글 공방도 벌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 '연평해전'이 예상을 넘는 흥행으로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제작 기간을 대중성에 대한 우려 속에 순탄치 않게 보냈고 개봉 전후로도 정치색을 둘러싼 논쟁에 빠졌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20대 젊은 관객층이 호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의 의미를 깊게 받아들이는 관객도 많아 이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평론은 일부 누리꾼의 역비판에 부딪히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 우려 샀으나 호재로 작용한 실화

'연평해전'은 제작부터 개봉까지 7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는 보통의 상업영화가 거치는 기간의 두 배를 넘는다. 제작비가 쉽게 모이지 않아 촬영이 미뤄졌고 투자배급사와 주연 배우가 거듭 바뀌었다.

2013년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인터넷 모금)을 시작해 7천여 명의 후원을 끌어냈고 앞서 '변호인'을 크게 흥행시켰던 뉴(NEW)가 새로운 배급사로 정해져 개봉에 이르렀다.

이 영화가 언론·배급 시사를 통해 처음 공개됐을 때나 배급사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이유로 2주간 개봉을 연기했을 때 흥행 가능성을 대단히 크게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시선은 흥행 여부보다도 정치색 부분에 더 집중됐다.

영화에서 정치적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정부의 대처 방식을 문제 삼는 장면은 논란거리가 됐다. 국방부 시사, 국회 시사 등 특정 공간에서의 대규모 시사회가 연이어 열리자 영화의 색깔에 대한 의심 어린 눈초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보수성향이 강한 중년층 관객이나 단체 관객 중심으로 영화가 선택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대 관객이 흥행을 이끈 것이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개봉 이후 처음 1주일 동안 이 영화를 본 관객의 52.5%가 20대였으며, 22.2%는 30대였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객층은 좀 더 넓어졌다. 개봉 이후 지난 15일까지 관객의 43.8%가 20대, 22.5%가 30대, 20.5%가 40대였다.

이 기간 전체 극장에서 20대 관객의 비중이 35%, 30대 비중이 30%가량인 것을 보면 '연평해전'을 택한 관객은 더 젊다.

여러 관객의 관람평을 봐도 단순히 '애국심 마케팅'이 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펑펑 울다 나왔다"며 영화에서 받은 감동에 주목하는 후기가 꽤 많다.

온 국민이 축제 분위기에 빠졌을 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젊은 장병의 안타까운 이야기라는 실화의 힘이 관객에게 크게 와 닿았다는 것이다.

20대 관객은 곧 입대하거나 전역한 지 오래되지 않은 남성, 친구를 군대에 보냈거나 보내게 될 여성이기에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을 더 쉽게 했을 수도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그동안 성공한 한국영화들은 공통으로 '희생'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며 "20대 관객이 또래 젊은이의 희생정신을 보면서 감동을 얻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이념 논쟁' 넘어 '비평 논란'

'연평해전'은 보통 관객들의 지지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 비평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을 일으켰다.

쟁점은 이미 "이 영화가 정치적이냐, 그렇지 않느냐"에서 "이 영화를 얼마나 비판할 수 있느냐"로 옮겨 간 양상이다.

이 영화가 공개된 이후 그 만듦새에 대해 언론과 평단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연평해전'에 대한 기자·평론가 평점은 4.58로, 관람객 평점 9.24점보다 현저히 낮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인사이드 아웃'의 기자·평론가 평점이 7.97점, 관람객 평점이 9.12점인 것과 비교하면 '연평해전'에 대한 평가는 격차가 크다.

'연평해전'의 단점으로는 주로 영화 속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이야기 구조가 경직됐으며 영화의 전반적 흐름에서 리듬감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언론과 평단이 관객의 호응은 안중에 없이 예술적 잣대만 들이댔다고 역비판 하고 있다.

나아가 영화 '연평해전'에 대한 비평을 제2연평해전이라는 실제 사건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목소리도 있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지난달 말 자신의 블로그에서 "영화를 통해 기억하려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 영화를 잘 만들기까지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별점 2점(5점 만점)을 줬다가 일부 누리꾼의 '댓글 공격'을 받았다.

이에 영화를 영화로 보지 못하고 비평도 비평으로 읽지 못한다는 반박 댓글도 이어졌다.

이후에도 영화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관람평, 기자나 평론가의 비평을 담은 기사 등에는 "관객의 호응을 무시하고 영화 형식에 매달리는 평론가들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견과 "실화가 안타깝다고 해서 영화의 완성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공방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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