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자 "이란 핵합의, 북핵 합의보다 더 나빠"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다르 빈 술탄 전 주미 대사는 이란 핵협상 합의를 실패한 1994년 제네바 북핵 합의에 비유하면서 북핵 합의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반다르 전 대사는 영국 런던의 아랍어 뉴스 웹사이트 일라프에 기고한 칼럼에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최상의 의도와 정보를 갖고 북핵 합의를 이뤄낸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알면서도 이란과 나쁜 핵 합의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반다르 전 대사는 북핵 합의가 실패한 데 대해 "(미국의) 대외정책 분석이 잘못됐고 정보에도 큰 문제가 있었다"며 "만약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절대로 북핵 합의에 응하지 않았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 합의 당시의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이란과의 핵 협상 때는 전략적 대외정책 분석과 정보가 제공되고 중동의 미국 우방국들은 모두 이란 핵합의가 북핵 합의와 같은 (실패)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이란이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게 됨으로써 더 나쁘다고 예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념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부차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이란 핵합의를 수락했다"며 "새로운 핵합의는 이란으로 인해 이미 불안상태에 빠진 중동 지역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다르 전 대사는 이번 이란 핵합의를 보면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적은 미국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친구(우방국)는 미국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반다르 전 대사는 최장수 주미 사우디 대사와 국내 정보기관 책임자를 역임했으며 그의 목소리는 사우디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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