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상을 정치적으로 교묘히 이용…군사·물리적으론 못 물리쳐"
![]() |
△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터뷰> 이슬람 학자 "IS는 이슬람 가면 쓴 정치 무장세력"
"전쟁·무력이 아닌 사상과 종교 교육으로 IS 사태 해결해야"
"이슬람 사상을 정치적으로 교묘히 이용…군사·물리적으론 못 물리쳐"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다에시(Daeshi)는 이슬람의 옷을 입고 이슬람의 가면을 쓴 정치 무장 세력입니다. 진정한 이슬람 단체가 아닙니다."
중동에서 정치학과 이슬람학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카이로의 한 대학교수인 이 이슬람 학자는 22일 카이로 남부 마아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이같이 정의했다. 다에시는 이슬람권에서 IS를 지칭하는 아랍어의 약자이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꺼린 이 교수는 "다에시는 단순한 무장단체가 아닌 이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조직"이라며 "이 조직의 특성상 군사적, 물리적으로 다에시를 물리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IS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슬람의 핵심 교리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알라 이외의 신은 없다'라는 유일신 사상이다. 둘째는 '무함마드는 알라의 예언자'란 내용이고 마지막은 '최후의 심판'의 날이 있다는 종말론 사상이다.
그는 "다에시는 이러한 이슬람의 기본 사상을 정치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이들을 IS가 쉽게 포섭하고 끌어들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에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의 꾸란과 하디스 구절만을 왜곡, 해석하며 폭력을 정당화하고 진정한 이슬람의 뜻을 퇴색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꾸란에서 언급되는 지하드(Jihad)와 타크피르(Takfir)의 개념을 그 예로 들었다. 이슬람 경전에도 언급되는 지하드는 '분투' '자신과의 종교적 싸움' '성전'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데 IS는 지하드를 외부 또는 적대 세력과의 전투 등 무장 투쟁 개념으로 둔갑시킨다는 것이다.
또 꾸란에서 '이단자' 또는 '변절자' 선언을 의미할 때 쓰이는 '타크피르'의 개념이 살인과 박해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IS에 의해 타크피르 선언을 당한 이들은 '타크피리'로 불리는데 이들을 처리, 대우하는 방식에 대한 이슬람 권위자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IS는 이들을 무참히 살해해도 된다는 그들만의 해석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IS는 인질이나 비이슬람교도들을 참수할 때 그들을 타크피리로 선언하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IS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주요 방법으로 그는 이슬람 사회 내부의 교육 개혁을 꼽았다. 전쟁이나 군사력을 통해 IS를 완전히 해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슬람 사회에서 이슬람 종교가 무슬림들의 실생활과 사상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며 "다에시가 정치 이슬람 세력인 만큼 그들 사상의 문제점과 허점을 지적하고 이슬람의 교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하드와 타크피르, 사후 세계의 천국 등의 개념을 종교적인 의미에서 제대로 이해, 해석해 이를 전파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이슬람 문화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존재하고 정신세계와 사회·정치적 혼란이 맞물리면서 다에시와 같은 극단적인 정치 조직이 생겨났다"며 "IS의 주장처럼 과거의 정통 이슬람 칼리프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 이 문제는 사상과 교육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