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코미디쇼·트위터로 이란 핵합의 대국민 여론전
"전통적 싸움터 떠난 새 시도"…여론 열세 만회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의 완결을 위해 정치권을 넘어 민심잡기에 뛰어들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명 코미디 방송 '더 데일리 쇼'에 출연해 핵 합의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데일리 쇼는 젊은이들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풍자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가 호스트를 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안에서 미국이 포기해야 할 것은 하나도 없으며, 후임 대통령은 합의 덕분에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합의 반대론자들에 대해 "딕 체니를 협상장에 보냈더라면 모두 다 찬성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체니는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냈으며, 아들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으로서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주도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합의는 전쟁이냐 평화냐의 문제"라며 핵합의를 잘 살펴보고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해달라고 젊은이들에게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합의가 시행되지 않으면 사태가 결국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이를 실력으로 저지하기 위한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의 틀을 역설하고 있다.
이날 오바마 행정부는 핵합의를 홍보하기 위한 트위터 계정 '이란 핵합의'(@TheIranDeal)를 개설했다.
첫 트윗이 나간 지 몇 시간 만에 수백 건의 리트윗이 이뤄지고 팔로워가 수천 명에 달했다.
핵합의 반대론자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 핵폭탄'(@TheIranBomb)이란 계정도 개설했으나 상대적으로 반응은 저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미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오바마 행정부의 여론전을 "연설이나 정책 설명과 같은 전통적 싸움터를 떠난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 의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시행될 수 있으나, 의회는 반대론자인 공화당이 다수로서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가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집단의 득세로 이어진다고 보는 이스라엘은 합의 시행을 저지하려고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민 중에서도 핵합의에 반대하는 이들이 약간 더 많은 상황이다. 최근 퓨 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79%가 핵합의를 알고 있으며 그 가운데 찬성이 38%, 반대가 48%, 입장 유보가 1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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