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억류 러시아 특수부대원들 신분 싸고 티격태격
러 국방부 "현역 군인 아냐"…우크라 "테러 혐의 처벌 방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지난 5월 정부군에 붙잡힌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테러 활동 혐의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다.
특수부대원들은 스스로를 현역 러시아 군인이며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작전을 하다가 붙잡혔기 때문에 포로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러시아 국방부가 이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21일(현지시간) 한 시민단체가 우크라이나에 억류 중인 특수부대원 2명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보낸 조회서에 대해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프와 예브게니 예로페예프가 계약직으로 러시아군에서 근무한 적은 있으나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현지 정부군에 붙잡힐 당시 이미 퇴역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러시아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지난 5월 17일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경계가 있는 동부 루간스크주(州) 도시 스차스티예 인근에서 러시아 군인 알렉산드로프와 예로페예프를 붙잡았다면서 이들이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보국(GRU) 산하 제3여단 소속의 중사와 대위라고 발표했다.
GRU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직속 정보기관으로 국내외 군사정보 수집 및 대외 비밀공작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의 러시아군 체포 소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에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받아들여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알렉산드로프와 예로페예프는 실제로 심문 과정에서 지난 3월 26일 다른 부대원 200여명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작전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자국군이 파견돼 있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해온 러시아 국방부는 이같은 진술을 즉각 반박하며 이들이 체포 당시 이미 전역한 상태였다고 항변했다.
이에 알렉산드로프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명령을 수행하다 포로가 된 것이지 절대로 테러리스트나 용병이 아니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테러 활동 혐의로 알렉산드로프와 예로페예프에 대한 구속 수사를 계속 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두 사람의 군인 신분을 공식 부인하면서 이들이 테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당국이 물밑 협상을 통해 이들을 반군에 붙잡힌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맞교환하는 타협안을 찾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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