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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 차별'로 주목을 받은 미국 퍼거슨 시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경찰서장 출신인 흑인 앤드리 앤더슨을 임시 경찰서장으로 임명했다. 제임스 놀즈 퍼거슨 시장(앤더슨 시장 오른쪽)은 최근 시 행정담당관으로 역시 글렌데일 출신 흑인을 임명하는 등 타지역 출신 흑인 인사로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AP=연합뉴스) |
'인종갈등 진앙' 퍼거슨시, 외부 흑인인사로 분위기 일신한다
퍼거슨시, 애리조나주서 임시 경찰서장·시 행정담당관 영입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흑백 갈등의 '진앙'인 미주리 주 퍼거슨 시가 다른 지역 출신 흑인 인사들을 잇달아 임시 시 행정담당관(시티 매니저)과 경찰서장으로 임명하고 쇄신에 착수했다.
백인인 제임스 놀즈 퍼거슨 시장은 22일(현지시간) 지난 3월 백인인 토머스 잭슨 서장의 사임으로 공석이던 경찰서장 자리에 앤드리 앤더슨을 임시 수장으로 선임했다.
앤더슨 신임서장은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시 경찰서장을 역임하는 등 글렌데일에서만 24년간 경찰로 봉직해온 흑인이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45명의 경찰관을 더욱 잘 훈련시켜 인종 편견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렌데일에서 경찰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의 멘토이자 복싱 코치로도 활동한 앤더슨 서장은 다양한 사람들과 다채로운 경험을 공유한 이력 덕분에 퍼거슨의 경찰 수장으로 낙점됐다.
퍼거슨 시는 지난달에는 시 정부 운영에 중추적인 노릇을 하는 시 행정담당관 자리를 역시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에서 10년간 같은 일을 수행한 에드 비슬리에게 맡겼다.
비슬리 시 행정담당관은 글렌데일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애리조나 코요테스의 홈인 길라 리버 아레나 주변 시설의 개발과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스프링캠프인 캐멀 백 랜치 스타디움의 신축을 이끌어 시 재정을 확충하는데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 CNN 방송은 퍼거슨 시가 핵심 요직을 임시로 타지역 출신 외부 인사에게 맡긴 이유는 먼저 체질 개선으로 정체된 시 분위기를 일신하고 나서 지역 사정에 정통한 인사를 영구적인 책임자로 기용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9일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뒤 퍼거슨 시는 미국의 해묵은 난제인 흑백 갈등과 빈부 격차가 집약된 문제의 도시로 주목을 받았다.
백인 경찰의 잘못된 공권력 집행으로 흑인이 살해당하는 일이 뉴욕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위스콘신 주 밀워키 등에서 거푸 벌어지면서 퍼거슨을 필두로 인종 차별 종식과 경찰 및 사법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졌다.
특히 시 인구의 70%가 흑인인데도, 시의원과 경찰 등 공무원의 대다수를 백인이 차지하는 불합리한 현실이 퍼거슨 시의 참극을 불렀다는 자성이 일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미주리 주 정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게다가 퍼거슨 시 경찰과 법원이 흑인만을 겨냥해 과도할 정도로 벌금을 물려왔다는 미국 법무부의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개혁의 목소리는 더욱 분출했다.
결국, 법원 판사, 시 행정담당관, 경찰서장 등 흑인 차별 행위를 방조, 묵인해온 인사들이 차례로 옷을 벗었다.
법무부의 대대적인 경찰 개혁 요구와 쇄신 요청이 쇄도하면서 궁지에 몰린 놀즈 시장은 결국 명망 있는 외부 흑인 인사를 영입해 개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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