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루슈디 "무슬림, 극단주의에 맞서 싸워야"
(파리 AFP=연합뉴스)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고(故) 호메이니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고 26년째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68)가 무슬림들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슈디는 22일 발행된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극단주의는 서방세계에 대한 공격과 똑같이 무슬림 자신들에 대한 공격이며 침묵을 지키는 것은 무슬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슬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자신의 시련으로부터 표현의 자유에 관한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루슈디는 자신에게 복수를 가하려는 종교적 광신도들로부터 겪고 있는 시련이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해야함에도 9ㆍ11테러와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총격사건, '이슬람국가'(IS)의 만행 이후 일부 작가들과 사람들이 겁을 먹고 이슬람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시련으로부터 '잘못된 교훈'을 얻은 것 같다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에 맞서는 대신 타협과 양보를 통해 그러한 공격을 잠재우려 한다"고 개탄했다.
루슈디는 일부 유명 작가들이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국제 펜클럽의 '표현의 자유'상 시상을 반대한데 대해 "이들의 목소리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만약 '악마의 시'에 대한 공격이 오늘 일어났다면 그들이 나를 옹호해주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인종적 문화적 소수 세력을 모욕했다는 똑같은 주장을 펴면서 나를 비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살해당하는 일이 없거나 폭탄과 칼라슈니코프 소총이 사용되지 않는다면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두려움이 존중으로 위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1989년 호메이니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후 루슈디의 책을 진열한 서점이 폭탄 공격을 받았고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일본인이 살해됐다.
루슈디는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한 이란의 '파트와'(종교적 결정) 이후 은둔 생활을 하고 경찰의 보호를 받는 큰 고통을 겪었지만 자신의 작품이 연구대상이 되고 대학에서 교재로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이후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2007년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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