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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지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서울시청 제공>> |
"동아시아 역사 흐름 간직한 용산, 세계유산 가치 충분"
김종헌 배재대 교수 서울시 학술대회 주제발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시가 미군기지 이전 후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용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시키는 장소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24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열린 용산공원의 세계유산적 가치 규명 학술대회에서 구한말 용산의 역사를 살핀 뒤 "한국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역사적 흐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일전쟁 이후 1906년에서 1913년에 이르기까지 용산 지역에는 조선군사령부 청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군사시설이 구축됐다"면서 "당시 지어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산은 일본의 한국 침략에 대한 실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자 한 세기 전 주거단지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용산에 남은 건축물에서 응접실, 벽난로 같은 서양 건축양식과 한국의 독창적인 난방 장치인 온돌을 도입하면서도 일본의 생활방식을 고수한 흔적이 나타난다면서 "계급이 높을수록 서양식 공간 구성을 추구했고, 반대로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전통적인 일본 주거문화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용산이 일본군을 거쳐 미군 군사기지로 사용돼 우리 생활과는 괴리된 장소로 인식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전국 각지의 물품이 모이는 집합지이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성스러운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용산은 세계유산 기준 가운데 2, 4, 6항을 충족시킨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신주백 연세대 교수가 '동북아의 역사적 전개와 용산기지', 김인수 그륀바우 대표가 '도시공백 용산공원의 의미와 가치'를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는 조명래 단국대 교수, 최성자 문화재위원회 위원, 송인호 서울시립대 교수, 한동수 한양대 교수, 조건 동국대 연구원이 참가했다.
서울시는 2016년 말까지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그 자리에 2027년까지 1천156만㎡ 규모의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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