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자본통제에 그리스 기업 '엑소더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4 15: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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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1천개 그리스 기업, 불가리아에 둥지


길어지는 자본통제에 그리스 기업 '엑소더스'

1만1천개 그리스 기업, 불가리아에 둥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경제 위기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에서최근 자본통제 조치까지 기약없이 계속되면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탈(脫) 그리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세금과 임금이 저렴한 이웃 불가리아 등을 주요 도피처로 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1만1천 개 이상의 그리스 회사가 불가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2000년대에는 주로 소매, 금속, 건설, 부동산 등 규모가 큰 사업체들이 불가리아로 옮겼다면, 경제위기 이후에는 중소사업체들의 이전이 가속화했다.

수도 소피아에 식료품점을 연 그리스 출신의 파나지오티스 두보스는 "불가리아는 내게 생존 기회를 줬다"며 "그리스에서는 사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세금과 은행금리가 너무 높아 사업체들이 1∼3개월 안에 사라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지난해 불가리아로 와서 빵집을 하는 코스타스 미하일도 "현재 그리스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며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불가리아는 1990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했고, 1996∼1997년 무렵에도 14개 은행 부도와 함께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긴축조치로 위기를 극복했고,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28.8%로, 그리스의 177%보다 훨씬 적다.

세금과 인건비가 그리스보다 저렴한 데다 무엇보다 기업환경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그리스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전국그리스상인연합의 바실리스 코르키디스 회장은 최근 현지 스카이TV와의 인터뷰에서 "자본통제 때문에 6만 개 가량의 그리스 업체가 불가리아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상공회의소도 지난 21일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본통제가 이어지면 해외 공급업체에 의존해온 회사들이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업체 다수가 문 닫기 일보 직전"이라고 호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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