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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FBI가 제작한 경제간첩 예방.신고 홍보영화. 출처: FBI 홈페이지 |
美 FBI, 中`경제간첩' 공포에 홍보영화까지 만들어 전국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가 23일(현지시간) 기업비밀 절도와 경제간첩 행위를 예방하고 적발해내기 위한 대대적인 운동에 나섰다.
FBI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요주의 대상으로 딱히 중국을 지목하지 않은 채 "외국 정부"라고만 밝혔으나, 홈페이지에 함께 올린 보충설명 자료를 보면 "중국이 특히 적극적인 것으로 종종 거론된다."고 말하는 등 주의할 대상이 중국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FBI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반국민에게 DVD, 온라인 등을 통해 배포한 37분짜리 홍보영화 '더 컴퍼니 맨(The Company Man): 미국의 기밀을 지키다'에 등장하는 '범인'들도 중국인으로 상정돼 있고 영화 배경 음악에도 중국 전통 곡조가 흐른다.
`더 컴퍼니 맨'은 자신이 몸담은 회사의 산업비밀을 지켜낸 '애사(愛社) 직원'쯤으로 풀이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FBI가 만든 이 홍보영화는 첨단 유리단열 기술을 가진 회사의 고참 기술자가 딸의 등록금과 승진 문제로 고민중 접근해온 중국인 2명으로부터 단열기술 정보와 거액의 돈거래를 제안받고 번민하다가 사장에게 털어놓고, 신고를 받은 FBI는 이 직원의 협조를 얻어 함정수사를 통해 이들 중국인의 체포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는 이 '적색(공산주의 중국) 공포' 영화가 대본은 좀 형편없지만 "정부기관 제작물치고는 꽤 매끄럽게 만들었다"는 '영화평'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비밀 절도와 경제간첩에 대한 기업과 일반인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이 영화는 '이런 경제간첩들로 인해 미국의 경제안보와 국가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도 기업비밀 공개 등 피해가 올까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비밀은 철저히 보호해줄 테니 적극 신고해달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영화에서 사장은 FBI의 함정수사 협조 요청에 재판 과정 등을 통해 기업비밀이 공개될 수 있다며 처음엔 거절한다.
FBI는 보도자료에서 또 경제간첩 행위가 "점점 뻔뻔할 정도로 대담해지고 있다"며 "영화에 나온 대로 문자 그대로 창고나 공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 기밀을 훔치려 한 사건들도 있다"고 밝히고 "정보를 훔치기 위해 하는 짓을 보면 충격적일 정도"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선 합작 제의를 이유로 회사를 방문한 중국인 2명 중 한 명이 사무실 컴퓨터에 이동식 저장장치를 몰래 끼워넣으려다 제지당하거나, 무단으로 공장에 들어가 휴대전화로 장비 사진을 찍다가 들키자 "길을 잃었다"고 둘러대는 장면이 나온다.
경제간첩 등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손실에 대해 FBI는 지난 2013년 발표된 지적재산권 도난방지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 도난당한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신고하지 않았거나 축소 신고한 경우를 제외하고도 매년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미 상원 법사위의 범죄테러리즘 소위 청문회 기록을 보면, FBI는 기업비밀 절도와 경제간첩의 구분 기준을 "외국 정부, 외국 대행기관, 혹은 외국 기관원"의 개입 여부에 두고 있다.
기업비밀 절도와 경제간첩 범죄 모두 1996년 제정된 경제간첩법의 적용을 받는데, 경제간첩 행위는 외국 정부와 외국 대행기관의 이익과 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 점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고 FBI는 청문회에서 밝혔다. 경제간첩법이 제정된 1996년 이래 지난해까지 경제간첩 혐의로 유죄판결 난 것은 10건이다.
FBI는 경제간첩과 기업비밀 절도 방지에 최우선 순위를 두면서 2010년 방첩국 산하에 경제간첩단(EEU)을 신설해 경제간첩법 관련 사건을 전담토록 했다. EEU가 다룬 사건은 2013년 회계연도 말까지 60%나 급증했다.
외국의 경쟁자들이 미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정교한 스파이망을 짜는 방식이라고 FBI가 설명한 3가지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미국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하다 은퇴한 `외국' 국적자들에게 공격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또 겉으로 보기엔 '순수한' 사업관계를 맺는 방식도 사용한다.
"국방과 기술 산업은 늘 경제간첩의 목표물이지만, 관개용 실수 장치의 작동기술을 훔치려 한 경우도 있다"고 FBI는 설명하면서 "절도 대상은 변한다"고 경계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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