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AA급이상 비중…중국 97%, 미국 1.4%
"중국 회사채 신용등급 부풀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가운데 AA급 또는 AAA등급을 받은 회사채는 전체의 97%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회사채 가운데 AA등급 이상을 받은 비율이 1.4%인 것과 대비된다. 미국에서는 양대 국책 모기지 관리기관인 프레디맥과 페니메이 등 정부 지원을 받은 소수 기업만 A등급을 받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국영 기업뿐 아니라 개인 기업들도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중국 부동산업체인 에버그란데는 자국 신평사로부터 최고등급인 AAA등급을 받았다.
이에 반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30억 달러가 넘는 부채 등을 고려해 에버그란데 회사채에 투기 등급인 '정크'를 줬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회사채가 후한 등급을 받는 것은 '등급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3대 신용평가사를 포함해 9개 신평사 가운데 한 곳에서만 신용등급을 받으면 된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적어도 2곳의 신평사로부터 등급을 받아야 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회사채 등급을 후하게 주는 신평사를 골라잡을 수 있다.
중국 3위 신평사인 '다공 글로벌'의 관지안중 대표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신용평가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을 주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급 인플레가 심하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채권시장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최근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없애 채권 시장의 문을 더 넓혔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세계 3위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에서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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