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언론 "유라시아 특급, 서울-베를린 육로연결 가능성 보여줘"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한국의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 프로젝트를 독일 언론이 집중 조명했다.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베를린으로 가는 특별 열차'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분단, 6.25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를 전하며 "이 열차는 하나의 상징으로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1만 4천400㎞ 거리를 달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은 독일과 역사가 매우 유사하나 가해자가 아니었고 일본 강점하에 놓여 있었다는 점이 다르다"며 "올해는 일제가 1905년 한국을 강점한 지 110년,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자 독일 통일이 25주년을 맞는 해이므로 열차의 종착점이 베를린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31일 윤병세 외교장관 일행이 베를린 승전 기념탑에서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행진한다는 일정도 전하고, 북한의 행사 참여 여부에 관해서는 "브란덴부르크문에서 불과 500m 떨어져 있는 북한대사관에 문의했으나 아무 답변도 얻지 못했다"라는 한국 외교부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북한이 이번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무반응했다는 사실을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을 인용해 확인하고는 "현재 남북이 보여주는 대부분의 신호는 통일로 읽히기 힘들다"며 북한의 무기실험 등 도발과 남한 활동가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 같은 사례를 열거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또한 얀-롤프 야노브스키 평양주재 독일대사관 2등 서기관이 독일인으로선 유일하게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면서 "그는 이번 여행은 한국과 독일이 육로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평양주재 독일대사관에서 3년간 언론과 통·번역 업무를 했던 야노브스키 서기관이 올해 가을부터는 베를린에 있는 독일 외교부에서 북한 관련 업무를 하게 된다면서 "유라시아가 하나의 형태 속에서 기능하려면 북한도 당연히 기차에 탑승해야 한다"라는 그의 말도 옮겼다.
신문은 이어 야노브스키 서기관이 "유라시아 친선열차를 한국인들은 개방적이며 북한은 폐쇄적임을 보여주는 정치선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글로벌한 협력과 교류를 위한 선전을 하는 것이 서로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고 비방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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