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영국 총리 '부정한 돈'과의 전쟁 선포
"돈세탁 위해 런던 호화주택 구입하는 외국기업 공개할 것"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부동산 시장에 스며든 '부정한 돈'(dirty money)과의 전쟁을 선포할 방침이다.
캐머런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부정한 돈으로 런던의 호화 부동산을 매입하는 부패한 역외 기업을 공개함으로써 영국이 부정한 돈의 도피처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외국기업이 소유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모든 토지와 부동산 내역을 올해 가을 부동산 등기소가 공개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반(反)부패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페이퍼 컴퍼니의 외국인 소유주를 밝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 총리의 연설은 영국의 금융범죄 수사관들이 "영국 주택시장이 자금세탁자에 의해 왜곡됐다"고 밝힌 지 수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이런 주장은 영국 재무부가 올 과세연도 1분기에 외국기업이 소유한 주택으로 부터 예상치를 5배나 웃도는 1억4천200만 파운드(약 2천576억원)의 재산세를 거둔 수치에서도 뒷받침된다.
영국 정부는 런던이 돈세탁 중심지라는 오명으로 인해 금융서비스업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기업들은 내년부터 소유주 신원을 공개해야 하며, 영국 정부는 자국 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의 입찰에 참여하려는 외국 기업들도 소유주를 밝히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투자에서 가장 개방되고 부정한 돈이 자리잡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에 따르면 매년 수천억 파운드의 범죄 연루 자금이 런던에서 돈세탁되고 있다.
도널드 툰 NCA 경제범죄 본부장은 "돈세탁이 런던의 부동산 가격을 왜곡시켰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런던의 비정부기구 '글로벌 위트니스' 관계자는 "외국의 부패한 관리들이 런던의 주택을 부정하게 획득한 재산의 안전 도피처로 이용하고 있으며 역외기업을 내세워 신분을 감추고 있음이 최근 조사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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