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軍, 사거리 500㎞이상 탄도미사일 개발 (태안=연합뉴스) 우리 군이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한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현무-2B)이 3일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데 합의한 이후 2년8개월여 만이며 중부권 이북지역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타격권에 둘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턱밑 비수'와도 같은 존재이다. 2015.6.3 <<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 srbaek@yna.co.kr |
'자주국방 산실' 국과연 45년…규제·인력·예산 3중고
박정희 前대통령 시절보다 위상 '반토막'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자주국방의 초석'을 기치로 1970년 8월 창설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창립 45주년을 맞았다.
ADD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대한민국을 우리 스스로 지키고 방위산업 육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계공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창설됐다.
박격포부터 장거리 순항미사일까지 ADD 연구원들이 피땀 흘려 개발한 무기는 현재 국군의 주력 장비가 됐다. 하지만 45년 ADD의 속을 들여다보면 각종 규제와 인력·예산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위상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비하면 바닥을 기고 있다.
◇ 무기개발 기간·인력·예산 선진국 대비 10~30% 수준
첨단 무기를 개발하려면 충분한 기간과 인력, 예산 등이 필요한 데도 ADD가 쓰는 연구개발비는 선진국의 10~30% 수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신형경어뢰의 경우 개발비 1천632억원이 투입됐지만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유사 장비인 '임팩트'를 개발할 때 1조5천억원 가량을 투입했다고 ADD는 설명했다.
K2 전차의 총연구비도 4천283억원이었지만 미국은 M1 전차를 개발할 때 1조4천471억원을 투입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수십 번의 시험평가 예산도 포함된다.
적군의 머리 위에서 탄환이 폭발하도록 고안된 K-11 복합소총의 국내 개발비는 241억원이었지만 미국은 유사장비인 XM-29를 개발할 때 1천382억원을 투입했다.
연구개발비가 선진국보다 19.3%~29.6%에 불과한 수준인 셈이다. 올해 기준으로 ADD의 예산은 1조5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연구개발비는 1조2천900억원(83%)이다.
ADD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군이 사용하는 무기를 개발하는 데 충분한 기간과 인력, 예산 등이 제한되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연구 개발을 하는데 기술적인 한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DD 연구원들이 민간 업체에 기술을 지원하는 건수도 2003년 514건에서 지난해 3천682건으로 7.2배가 늘었다"면서 "기술지원 업무량이 폭증하면서 연구개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 2천784명이었던 ADD의 인력은 1990년 2천856명으로 늘었다가 2010년부터 2천646명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인구 1만명당 국방연구개발 인력은 북한 6.1명, 미국 4명, 중국 3.7명, 영국 2.3명, 한국 0.5명이라고 ADD는 설명했다.
연구개발에 따른 시행착오를 '과오'로 치부하거나 통제(규제) 중심의 연구개발 정책으로 자율성과 융통성이 제한되는 문화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 K계열의 장비 내년부터 군납품 중단…ADD가 이어받아야 하나?
K-9 자주포 등 K 계열의 지상장비는 내년부터 군에 납품되는 계획이 종료된다. K-9 자주포, K2 전차,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다. 이들 장비는 2022년이면 군납이 종료된다.
군납이 끝나고 수출 물량이 없으면 각 업체의 생산 라인은 철수해야 한다. 생산 라인이 철수하면 기존 군에 납품된 K 계열의 장비는 성능을 개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방위산업은 제조업 중에서 그다지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방산업체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과정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자칫 불량품이 납품됐다가 문제가 되면 모(母)기업 이미지에 먹칠할 수도 있다. 과거 K-9 자주포의 불량부품 때문에 삼성이 곤욕을 치른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대기업 1세가 하던 방위산업을 2세, 3세에 가서는 접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이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을 한화에 팔아 치운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K 계열의 군납이 종료되면 이런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라인이 철수되면 912대가 군에 납품된 K-9 자주포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생할 경우 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ADD는 이런 사태를 예상하면서 "업체가 할 수 없거나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일반무기체계에서 국가가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순항미사일 등 171종 무기 개발…"187조원 경제창출 효과"
ADD는 1970년대 소총 등 기본병기 국산화를 시작으로 1980년대 선진국 무기 개량 개발, 1990년대 고도정밀무기 독자개발, 2000년대 세계적 수준의 첨단무기 독자 개발의 길을 걸어왔다.
2012년 탄도미사일, 2013년 잠대지·함대지 순항미사일, 지난 6월 500㎞ 탄도미사일과 2.75인치 유도로켓 등 171종의 무기를 개발했다. 현재는 북한의 스커드·노동·무수단 등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지대공유도무기 '철매-Ⅱ' 성능개량,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을 비롯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40여년동안 16조원을 투자해 12배인 187조원의 경제 창출 효과가 있었다고 ADD는 설명했다. 민간부문에 대한 기술 이전도 2004년 13건에서 지난해 54건으로 4배이상 늘었다.
하지만 ADD가 개발한 무기를 섣불리 '명품무기'로 과대 홍보했다가 불량장비로 드러나 망신을 당한 사례도 있다.
ADD 관계자는 "K 계열의 무기를 명품이라고 홍보해 신뢰 상실과 오해를 확산한 시행착오가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미운 오리 새끼를 백조'로 재탄생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