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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2월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에 출석하는 마리크 이샤크(가운데) 라슈카르-에-장비 지도자(AFP=연합뉴스) |
파키스탄 경찰, 수백명 살해 의혹 테러단체 지도자 사살
시아파 상대 종파주의 테러 '악명'…경찰 사법외적 처형 의혹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소수인 이슬람 시아파를 상대로 수십 건의 테러를 주도해 수 백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수니파 무장단체 라슈카르-에-장비(LeJ)의 지도자 말리크 이샤크(55)가 29일 경찰에 사살됐다.
경찰은 지난 25일 시아파 교도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이샤크와 그의 두 아들을 데리고 현장조사를 갔다 오던 중 29일 오전 3시께 동부 펀자브 주 무자파르가르에서 그를 구출하려는 십여 명의 조직원들과 교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2∼15명의 테러리스트가 매복해 있다가 경찰 호송차를 공격해 이샤크와 두 아들을 꺼냈다"면서 "경찰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이들을 추격하며 응사해 이샤크와 두 아들을 포함해 모두 14명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6명도 다쳤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LeJ는 2013년 남서부 케타에서 100여 명의 사망자가 난 시아파 하자라족 집단 거주지 폭탄테러 등 1990년대 이후 시아파를 겨냥한 테러를 수십 차례 저지른 무장단체로 지목된다.
이들은 같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연계해 알카에다의 조직원 공급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이슬람국가(IS)와 손잡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지난해 이샤크를 국제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이샤크는 1997년 LeJ의 테러를 주도하는 등 200건의 혐의로 체포, 기소돼 2011년까지 14년간 수감됐지만 그의 혐의를 입증할 증인들이 증언을 거부하는 등의 이유로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샤크가 재판을 받을 때 보복을 우려한 한 판사가 얼굴을 가리고 재판을 했지만, 그가 판사 자녀의 이름을 법정에서 말하면서 재판 진행을 포기한 일도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살과 관련해 재판을 통해 그를 처벌하기 어렵다고 본 경찰이 사법외적으로 처형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고 AP는 덧붙였다.
펀자브 주 당국은 그의 사살과 관련한 보복테러를 우려해 비상 경계령을 내리고 공항과 기차역 등에 경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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