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부시, 첫 합동무대서 흑인표심 공략
31일 흑인인권단체 연례회의서 나란히 연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내년 미국 대선의 두 유력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선 출마 후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서서 흑인 표심 공략에 나선다.
두 사람은 31일(현지시간) 오전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리는 전국도시연맹(NUL) 연례회의에서 나란히 연설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NUL은 흑인 인권운동단체로, 이번 무대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배출한 흑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오려는 구애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부시 전 주지사 모두 백인은 물론이고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 유권자들의 표까지 두루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대선 후보로서 민주당 내에서 확고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위는 최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돌풍으로 흔들리고 있고, 부시 전 주지사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존재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흑인, 히스패닉 계층은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제 오바마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내년 대선에서 이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AP통신의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93%, 히스패닉의 71%가 오바마 후보를 찍어 그의 재선을 가능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08년 대선에서도 흑인의 95%, 히스패닉의 67%가 오바마 후보에게 표를 줬다.
하지만 2016년 대선의 경우 이전처럼 특정 후보에게 흑인, 히스패닉 표가 쏠리는 상황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후보들 간 표심 공략 작전이 더욱 치열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이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
지난 6월 WSJ와 N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흑인의 81%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호감을 나타냈고, 부시 전 주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도 89%의 흑인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표를 던졌다.
마크 모리얼 NUL 회장은 그러나 WSJ에 "전통적으로 흑인은 민주당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동기부여가 얼마나 되느냐, 그리고 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NUL 연설을 앞두고 지난 27일 "공화당 후보들은 라티노든 흑인이든 유권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라도 상관없다.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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