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6개월 비자 발급 결정(종합)
"시진핑 영국 방문기간과 겹치지 않게 체류기간 단축했다" 지적
(파리·권수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권수현 기자 = 영국 정부가 비자 발급 거부 논란을 빚은 중국의 반체제 예술계 인사 아이웨이웨이(艾未未·58)에게 6개월짜리 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아이웨이웨이에게 20일짜리 대신 6개월 비자를 발급해 주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내무부는 "메이 장관은 앞선 결정(20일 여행 기간제한)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장관이 문제를 검토하고서 6개월 비자 발급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아이웨이웨이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편지를 전달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이 '범죄 기록'을 구실로 자신이 신청한 6개월 비자 승인을 거부하고 대신 20일로 여행기간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그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영국대사관의 답변 서한에는 6개월 비자 승인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공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돼 있었다.
아이웨이웨이는 자신이 무혐의로 석방됐다는 점과 9월 중순 영국 왕립예술원에서 열리는 단독 전시회 사전 공개 행사를 준비하려면 20일간의 체류기간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BC는 앞선 비자 거부와 관련, 아이웨이웨이가 6개월간 영국에 머물면 오는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과 겹치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영국 정부가 이같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설계에 참여한 유명 설치미술가인 그는 당국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등을 벌였다.
2011년 탈세 등 혐의로 81일간 구금됐다가 무혐의로 석방돼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2012년에는 탈세와 관련, 1천500만 위안(28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기도 했으나 이는 민사 사건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독일은 아이웨이웨이에게 4년짜리 복수 입국비자를 발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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