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국무, 이집트·카타르 방문…'핵타결 후속 행보'
이집트 안보 논의…카타르선 이란 핵타결 정당성 설득
(카이로 AP=연합뉴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부터 중동의 우방인 이집트와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한다.
이집트의 안보, 극단주의 세력 IS(이슬람국가)의 격퇴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란 핵타결의 정당성을 설파하기 위한 행보로 관측된다.
케리 장관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해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를 중심으로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이집트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그 지원의 하나로 지난달 31일 이집트에 F16 전투기 8대를 전달했다.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은 한때 중단했다가 올해 초에 재개했다. 이집트 군부가 2013년 모하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인권탄압 논란을 일으킨 게 지원 중단의 이유였다.
미국 의원들과 인권단체들은 케리 장관에게 반대 정치세력, 언론인, 무르시 정권 추종자 등을 탄압하는 이집트 정권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집트의 인권 문제, 민주주의와 관련한 논쟁은 케리 장관의 카이로 방문에 주요 주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케리 장관은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이집트계 미국인 모하마드 솔탄을 만나 이집트 인권 현안을 미리 논의했다.
솔탄은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끌던 무슬림형제단의 관계자로 2013년 쿠데타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투옥됐다가 미국의 거듭된 요구에 따라 석방됐다.
미국과 이집트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집트는 제2수에즈 운하의 개통과 함께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2일 이집트 일정을 마친 뒤 카타르 도하로 건너가 걸프국 외교장관들과 회담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이란과의 핵타결이 성사되면서 걸프국들이 쏟아내는 안보 우려를 불식하는 게 회담의 주요 목적이라고 미국 관리들은 전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중동 지도자들을 만나 약속한 사안들에 대한 후속회의의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이란의 잠재적 위협을 방어할 수 있도록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무기판매를 촉진하겠다고 걸프국들에 제안했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왕정들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로 중동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걸프국 외교장관들과 함께 최근 시리아, 이라크에서 기승을 부리는 IS를 격퇴할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중동 순방 때 이 지역에서 미국의 최고 우방이자 이란 핵문제 합의를 가장 반대하는 이스라엘은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작업을 포기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중순 이스라엘을 방문해 설득에 열을 올린 사실을 강조하며 그런 해석을 거부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지 이틀 뒤인 지난 6월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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