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가 지켜본 '격동한국 50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3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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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 출간…"제2의 고향, 풍성한 나라됐지만 남북 대치 여전"

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가 지켜본 '격동한국 50년'

사진집 출간…"제2의 고향, 풍성한 나라됐지만 남북 대치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한일회담 반대시위, 베트남 파병, 청계천과 판잣집, 팀 스피릿 한미연합 군사훈련, 미군 기지촌, 한국의 군사문화, 민주화 운동, 근대화와 경제성장, 대통령과 대선….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가 50년 동안 지켜본 한국의 모습이다.

1936년생인 그가 반세기에 걸쳐 카메라에 담아온 대상은 다름 아닌 이웃나라였다.

최근까지 사진가의 눈으로 함께한 한국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이 '격동한국 50년'에 실렸다.

이어지는 목차만 봐도 한국이 지나온 길이 보인다.

농어촌 풍경, 역사의 상흔과 사회상, 북한과 판문점에서, 해외 한인, 한국의 전통문화….

작가는 수은 중독에 의한 공해 병인 '미나마타 병'을 주제로 한 작품에 이어 '한국'을 두 번째 테마로 삼았다.

20대 후반이던 1964년 김포공항에 처음 내려섰고 그 사이 대략 100번쯤 한국을 찾았다.

책에는 역설적이게도 1965년 한일회담에 반대하는 서울 대학생들의 시위 사진이 맨 앞에 수록됐다.

여의도비행장에서 결단식 후 어머니와 면회 중인 한 군인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도 실렸다.

여러 시위 현장, 재봉틀을 붙잡고 일하는 여성들, 대형 건물이 들어서는 건설 현장, 대통령 선거운동 모습, 판문점 등이 책장 속으로 이어진다.

수록된 사진 370장 속에는 팽목항 현장도 담겼다.

작가는 한국과 이처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최초의 경위는 도쿄농업대학교 공학과에 입학한 직후 이뤄진 한국인 유학생과의 만남이었다고 회상한다.

밀항으로 일본에 왔다는 그 유학생은 고국의 역사를 설명해주고 민요 '아리랑'과 '도라지'를 가르쳐줬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오랜 시간 한국의 역사를 함께한 작가는 "고도의 경제성장과 근대화, 사회의 민주화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고 확신한다"며 "제2의 고향 한국은 정말 풍성한 나라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 한 가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돌아본다.

"그것은 국토의 분단으로 남과 북이 아직도 대치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동서냉전은 1991년 구소련의 와해로 소멸되었으나 한반도에서는 마치 화석과 같은 냉전이 이어지고 있다."(456쪽)

이규상 눈빛출판사 대표는 책 서두에 "한국은 그에게 처가의 나라이기도 했지만, 그는 50년 동안 10만여 컷이 넘는 방대한 한국 관계 사진을 남겼다"며 "그가 사진으로 기록한 것은 우리가 외면했거나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가난한 이웃이요 역사에 휩쓸린 형제들이었다"고 적었다.

464쪽. 3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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