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대선후보 5명, '큰손' 코흐 형제 앞으로 집결
기부자 모임서 구애 경쟁…초대 못받은 트럼프 "구걸 행사" 비아냥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사실상의 첫 '컷오프'(예비경선)로 불리는 TV토론회(6일)에 앞서 또 하나의 컷오프 행사를 치른다.
바로 억만장자 석유 재벌로 공화당의 '큰 손' 노릇을 하는 찰스(80)·데이비드(75) 코흐 형제가 1~2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다나포인트의 호화 리조트에서 주최한 연례 기부자 모임이다.
AP통신은 2일 이번 기부자 모임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총 5명의 공화당 대선 후보가 초청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루비오 의원, 워커 주지사, 피오리나 CEO는 1일, 부시 전 주지사와 크루즈 의원은 2일 행사에 각각 참석해 연설하고 모임 참석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코흐 형제가 후원하는 정치자금 모금 조직인 '프리덤 파트너스'가 겨울과 여름, 일 년에 두 번 개최하는 이 행사는 정치자금 기부자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친목 성격의 모임이다.
이번에도 이들 5명의 공화당 대선 후보 외에 프리덤 파트너스에 1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낸 약 450명의 기업가가 초청장을 받았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행사가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공화당 대선 경선이 본격 막이 오른 가운데 코흐 형제가 정계의 '큰 손'답게 내년도 대선을 위해 공화당 진영에 총 8억 8천900만 달러(약 1조 374억 원)를 쏟아붓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열리기 때문이다.
2016년 미 대선이 역대 최대의 '쩐의 전쟁'이 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초반부터 모금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들로선 이들 형제에 '눈도장'을 찍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해진 것이다.
코흐 형제는 특히 지난 4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큰 후보 5명에게 정치 자금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5명의 후보가 사실상의 '컷오프' 통과자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그동안 '작은 정부론'을 적극 주장해 온 코흐 형제는 이번 기부자 모임에서도 "보수 기부자들과 정치인들이 더 작은 정부, 덜 거슬리는 정부를 요구하지 않으면 미국은 끝장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 외에 5명의 후보가 초청된 이번 코흐 형제의 모임 행사를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2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흐 형제에게 돈을 '구걸'하려고 캘리포니아로 가는 공화당 후보들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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