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실명제·당도 표시·계통출하 확대로 혁신
감귤 구조혁신 5개년 세부 계획 마련…73개 사업 6천98억원 투입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감귤의 새로운 50년 성장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감귤 혁신 5개년 계획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지난 5월 14일 발표한 '고품질 감귤 안정 생산을 위한 구조혁신 방침'에 대한 후속 조치로 오는 2019년까지 추진할 감귤 혁신 5개년 세부 계획을 마련, 3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정책, 생산, 유통·가공, 홍보·마케팅 등 4개 분야 8대 핵심과제 73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총 사업비는 6천98억원(국비 1천244억원, 도비 2천308억원, 융자 729억원, 자부담 1천817억원)이다.
혁신 방안의 핵심은 생산 실명제와 당도 표시다. 올해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감귤에는 생산자의 이름과 연락처 등이 표시된다. 오는 2018년부터 출하되는 모든 감귤에는 맛이 얼마나 좋은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당도도 표시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당도 순으로 시장 유통 가격이 형성돼 맛이 없는 감귤을 생산하는 농가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전망이다.
시장 가격에 대한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해 농·감협 중심으로 유통체계를 구축한다. 현재 농·감협을 통한 계통출하량은 48%에 머물고 있으나 1∼2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2017년 이후부터 계통출하량을 70%로 확대한다. 현재 50% 이상인 민간 유통상인을 통한 출하량은 15%로 축소한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을 통한 직거래 비율도 15%로 제한한다.
민간 유통상인을 통한 출하량을 줄이려는 조치로 2017년까지 등록을 하지 않은 선과장은 운영을 금지한다. 유통상인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공동선과, 공동정산 사업을 할 경우 지원한다.
농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전자상거래 형태의 감귤거래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감귤이 다른 지역의 도매시장에 상장되면서 농가가 떠안아야 하는 도매시장 상·하차비와 수수료, 물류비 등을 줄여 농가가 받는 값을 높이고, 시장별 충돌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으려는 조치다.
생산지 주도의 수급 조절과 가격 결정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유통 창구를 일원화해 교섭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제주형 최저가격 보상제도 마련한다. 계약재배, 시장 격리, 출하 조절, 소비 확대, 자조금 조성 등과 연계하는 방안이다.
전체 감귤 농가의 66%를 차지하는 60세 이상 고령농과 여성농, 0.5㏊ 미만 소농을 지원하기 위해 전체 예산의 20∼30%를 투입한다. 수확 시기에 반복되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농·감협 중심으로 감귤수확단을 운영한다.
농·감협 임직원을 감귤 전문 지도사로 육성·배치해 통일된 선도 기술을 전수하고, 선도 베스트 농가를 선정해 후발 농가에 영농기술을 전수한다.
감귤 품종과 작형별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제초제 없는 시범 감귤원 10㏊를 조성해 성과가 있으면 확대한다.
비규격 감귤은 자율적으로 폐기하도록 하고, 상품 계통 출하와 비례해 가공용 감귤 출하량을 배정하는 가공용 감귤 출하 할당제를 도입한다.
반발이 심했던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지원 제도는 5년 이내에 폐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지원 제도가 폐지되는 시점에서 지원금 예산은 상품 계통 출하 장려금으로 전환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로운 사이버 직거래장터 개설을 지원한다.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우수 농가와 소비자를 중개하고, 홈쇼핑 채널도 신설한다. 실시간 출하정보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보급한다.
수입 과일의 증가와 온실 딸기 출하 등 최근 시장 수요에 맞은 적정 감귤 생산량을 재설정하는 용역 결과도 연말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행정시인 서귀포시가 주관하던 감귤박람회는 도 주관으로 전환해 홍보를 강화한다.
이밖에 감귤을 활용한 기능성·착즙·향장산업 연구, 택배 출하 감귤 품질 검사원 제도, 부적지 감귤 폐원지 약용작물 시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도는 최근 80일 동안 마을 단위 농가 설명회와 농업인단체, 감귤 전문가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계획을 마련했다. 오는 2035년까지 4회에 걸쳐 5개년 계획을 추진해 구조조정을 할 방침이다.
양치석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실행계획의 핵심은 감귤 농가와 생산자단체, 유통인, 행정이 같은 목표를 위해 다 같이 힘을 쓴다는 동심동덕(同心同德)의 자세로 제주 감귤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있다"며 농가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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