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외교 정상화 이후 쿠바 난민 급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4 00: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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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 외교 정상화 이후 쿠바 난민 급증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과 쿠바가 양국 수도에 54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외교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쿠바 난민 행렬도 늘고 있다.

국교 정상화 이후 쿠바 이민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이 바뀔 것을 걱정해서다.

지역 신문인 마이애미 헤럴드는 남자 23명, 여자 1명 등 쿠바 난민 24명이 보트를 타고 3일(현지시간) 오전 4시 미국 플로리다 주 최남단인 키웨스트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디젤 동력선인 '마리아나'라는 작은 보트에 의지해 플로리다 해협을 넘어 쿠바 섬에서 약 145㎞ 떨어진 키웨스트에 안전하게 상륙했다.

키웨스트 경찰은 24명 중 일부가 약간 피곤하고 갈증을 호소했으나, 모두 건강한 상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역 방송인 '로컬 10'이 미국 해안경비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10월 1일 이후 미국 이민 시도 중 사로잡히거나 거부된 쿠바 난민은 2천600명이 넘는다.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불법 이민 시도 중 붙잡힌 쿠바 전체 난민 4천 명을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외교 관계 정상화 이전 쿠바 난민에 대해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을 시행해왔다.

해안경비대가 쿠바 난민을 해상에서 적발하면 이들을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이들이 육지에 일단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주는 정책이다.

그러나 양국이 대사관을 다시 열고 비자 발급 등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한 공식 업무를 개시함에 따라 미국이 이 정책을 폐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쿠바인 사이에서 일고 있다.

결국, 정책 폐기 이전에 송환의 위험이 큰 해상 대신 멕시코 국경을 통한 육로로 미국행을 택하는 쿠바인도 늘고 있다.

하지만, 부패한 멕시코 정부 관리들이 쿠바 난민들을 억류한 채 이들의 미국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석방 대가로 1인당 3천∼5천 달러를 요구하는 사례도 잦다고 이민자 인권 단체를 인용해 미국 언론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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