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후보 워커, 유세도중 시위대에 '골탕'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유세현장에서 환경운동 활동가들에게 '낚이는' 수모를 당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워커 주지사는 이날 밤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공화당 대선후보 포럼에 참가하기에 앞서 한 작은 피자가게에 들러 주민들과 만났다.
워커 주지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지지율 2~3위를 다투는 유력 후보다. 그런 만큼 주민들은 반가운 마음으로 그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 때 타일러 맥팔랜드(23)와 지젤 하트(20)라는 두 젊은 남녀가 워커 주지사에게 다가가 인사하면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부탁했다.
그들의 손에는 '워커를 대통령으로'(Walker 4 president)라는 글귀가 쓰인 팻말이 들려 있었다.
워커 주지사가 흔쾌히 승낙하며 포즈를 취하는 순간 맥팔랜드는 손에 들고 있던 팻말을 휙 뒤집었다. 뒤집힌 팻말엔 9억 달러가 적힌 수표 모양이 나타났다.
맥팔랜드는 멋쩍어하는 워커 주지사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의 댓가로 석유재벌 코크 형제가 당신에게 주는 수표"라고 말했다.
이 해프닝은 환경운동 단체 '350액션'의 회원들이 워커 주지사의 환경 정책에 항의하려 꾸민 이벤트였다.
맥팔랜드는 "워커 주지사가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 가장 위험한 생각을 가진 후보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꾸몄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 운동가들은 워커 주지사 등 공화당 후보들이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기후변화 정책에 소극적이라며 비판해왔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탄소배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기후 정책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워커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비용만 증가시키는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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