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인공호흡기 발명한 버드 박사 별세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오늘날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인공호흡기의 원형을 발명해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한 포러스트 버드 박사가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버드 박사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 주에 있는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딸의 말을 빌려 3일 보도했다.
오늘날 병원에서 널리 볼 수 있는 다루기 쉬운 인공호흡기는 버드 박사의 발명품에서 파생된 제품들이다.
버드 박사는 1953년 통조림 깡통과 문 손잡이를 결합해 시제품을 만들어 소수 심폐질환자 대상 실험을 거쳐 일부 효과를 검증했다.
그는 1958년 마침내 완벽하게 환자의 호흡을 돕는 인공호흡기를 개발해 많은 환자와 병원에 판매했다.
녹색 상자 안에 담긴 버드 유니버설 의료용 호흡기, 일명 '버드'는 안정된 성능으로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버드 박사의 이 발명품이 효과를 내면서 기존 병원에 설치된, 비싸고 무겁고 원시적인 인공호흡기는 바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의 인공호흡기는 잇따른 개량을 거쳐 기능이 향상되면서 지금처럼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기기로 자리를 잡았다.
버드 박사는 인공호흡기를 보급해 유아들이 심폐질환으로 숨지는 비율을 현저히 낮춘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그는 1995년 '국립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인류, 사회, 경제를 급격히 발전시킨 기술 진보를 이끈 발명가 가운데 한 명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 표창을,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2009년 국립기술혁신 메달을 각각 그에게 시상했다.
동료 의료전문가들은 유아 사망률을 낮춘 점과 그의 이름에 착안해 버드 박사를 '아기 새'(Baby Bird)로 불렀다.
버드 박사는 1921년 6월 9일 미국 스토턴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높은 고도에서 조종사의 호흡을 돕는 산소호흡기를 연구하다 의료용 인공호흡기를 개발하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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