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후보, 불법이민 둘러싸고 헛소동"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5 11: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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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성 경쟁 의제로 불붙었으나 실태는 호전


"미국 공화당 후보, 불법이민 둘러싸고 헛소동"

선명성 경쟁 의제로 불붙었으나 실태는 호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경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불법이민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등록 이주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중심으로 한 이런 강경자세는 오는 6일(현지시간) 폭스 뉴스가 주최하는 첫 후보 토론회에서도 이어질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법이민 문제가 공화당 후보들이 국가적 현안으로 떠들 만큼 긴박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AP통신은 4일 '말은 현란하지만 국경안보는 시급하지 않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공화당 후보들이 경쟁자와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국경안보, 미등록 이주에 대해 전례 없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지표를 살펴볼 때 국경보안이나 미등록 이주자의 문제는 여러 면에서 과거보다 현격히 나아졌고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온 중미 불법 이민자 수는 미국, 멕시코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멕시코의 불법 이민자 규모는 2000년 이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이 2000년 160만 명이던 것이 작년에 23만 명으로 감소했다.

워싱턴의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멕시코 불법 체류자 가운데 100만여 명이미국의 경기침체, 멕시코의 일자리 확대와 더불어 2007년 이후 미국을 떠났다.

연구기관 '라틴아메리카 워싱턴사무소'의 국경보안 분석가 애덤 아이작슨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이 긴박하던 시절은 갔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 지역에서는 작년 봄부터 여름까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지의 국민이 자국 조직폭력단의 행패를 피해 멕시코를 건너 미국에 몰려들면서 한때 긴장도가 높아진 적이 있었다.

작년에 이들 중미 국가의 이주자는 46만 8천 명으로 멕시코 이주자들의 규모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미국 연방 정부는 국가안보의 문제로 이 사태에 접근해 국경 단속을 강화했고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텍사스 주는 주 방위군을 접경에 배치하기도 했다.

미등록 이주자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범죄 전과가 있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인물을 골라 추방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이민관세수사청(ICE)에 따르면 올해 1∼7월 추방된 이민자들은 18만 7천 명으로 그 가운데 10만 9천 명이 유죄 평결을 받은 이들이었다.

전날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공화당 후보들의 토론회 '보터스 퍼스트 포럼'(Voters First Forum)에서는 불법이민 문제가 불꽃을 튀겼다.

멕시코 불법 체류자들을 강간범으로 비하하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불참했으나 다른 후보 14명이 경쟁적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대통령이 국경을 못 지키면 텍사스가 지킨다"며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국경수호 의지가 백악관에 상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인 아내를 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대세에 밀리듯이 미국 경제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이민자들의 유입을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후보들이 히스패닉 표를 의식한 듯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미등록 이민자를 모국으로 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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