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 추정' 한국인 희생자 추도행사에 유엔군축대표·日국회의원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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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폭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히로시마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원자폭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6일로 일본 히로시마원폭 투하 70주년이 된다. lkm@yna.co.kr (끝) |
원폭70년 한국인희생자 추모 잣나무 심고 부른 '고향의봄'(종합)
히로시마에서 작년 뽑힌 나무, 한일교류모임 소속 대학생들이 다시 심어
'2만명 추정' 한국인 희생자 추도행사에 유엔군축대표·日국회의원 참석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한일 양국의 '차세대'들이 일본 히로시마(廣島) 원폭 투하 70년을 맞아 '조국'도 없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던 한국인을 추모하는 나무를 심었다.
한국 고려대와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히로시마경제대학 등에 소속된 양국 학생 25명은 피폭 70주기를 하루 앞둔 5일 오전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 잣나무의 일종인 '조선오엽(朝鮮五葉)'을 심었다.
2011년 8월 한일 학생들이 원폭 희생자 추도와 한일 우호의 의미를 담아 심었다가 작년 누군가에 의해 뽑혀버린 것을 히로시마 총영사관 주도로 다시 심은 것이다. 누가 뽑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내 '혐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4년과 마찬가지로 오다가와 고(小田川興) 와세다대 교수가 주도해 만든 한일 학생 연합 모임인 '성신학생통신사' 소속 학생들이 식수함으로써 탄압에 굴하지 않는 동포의 기백과 한일 친선의 의지를 보여줬다. 행사를 위해 총영사관은 작년에 뽑힌 것(심을 당시 약 30cm)보다 3배 이상 큰 1m 길이의 묘목을 한국에서 공수했다.
학생들은 식수 표지만 덩그러니 남은 현장에 같은 조선오엽을 다시 심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한 뒤 함께 한국어로 '고향의 봄'을 불렀다고 총영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엄수된 위령제에는 서장은 히로시마 주재 한국 총영사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비명에 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서 총영사는 추도사에서 "나라가 국권을 잃고 어려웠을 때 이역만리 이곳까지 건너와 그렇게 고생하시고, 또 참혹한 죽음에 내몰리게 된 것을 생각하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저희들은 앞으로 더 좋은 나라, 더욱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50여명의 참석자들은 지난 1년간 추가된 사망자 22명을 비롯한 2천 711명의 사망자 명부를 봉납한 뒤 묵념하고 헌화했다.
인근 호텔에서 이어진 히로시마총영사관 주최 추도행사에는 핵무기 감축 문제를 관장하는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가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사이토 데쓰오(齊藤鐵夫·공명당), 모리모토 신지(森本眞治·민주당), 오히라 요시노부(大平喜信·공산당) 등 일본 여야 국회의원 3명도 참석했다.
행사는 동포 2세 포크송 가수인 아라이 에이이치(한국이름 신정영일)의 공연, 한국인 피폭자로서 피폭 경험을 증언해온 박남주 민단 고문, 40년간 한국인 피폭자 지원활동을 해온 일본 시민 모임의 도요나가 게이사부로 히로시마 지부장 등의 인터뷰 영상 상영 등으로 채워졌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미군의 원자폭탄으로 인해 강제징용자를 포함한 조선인들이 대거 희생당했다.
히로시마 원폭에 의한 조선인 희생자 수를 놓고 적게는 5천 명, 많게는 3만 5천 명에 달한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민단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해 조선 출신자 2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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