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스페인 긴축 완화…"공무원 급료인상·세금인하"(종합)
정부 내년도 예산안 발표…야당·노조 "총선 앞둔 선심 예산안" 비판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최근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스페인이 내년 긴축의 끈을 다소 늦추기로 했다.
공무원 급료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인상하고 세금도 깎아줄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는 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6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중산층을 지지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공무원과 공공부문 근로자의 급료를 1% 인상하기로 했다. 노령 연금도 0.25% 올린다.
또 오는 11월 또는 12월 치러질 총선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국민당(PP)이 승리하면 소득세도 다시 한 번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달 15억 유로(약 1조9천100억원)의 세금을 깎아줬다.
사회복지비도 3.8% 늘렸으며 기업을 위해서는 58억 유로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세입이 증가한 반면 실업 수당과 채무 상환이 줄면서 이 같은 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네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스페인은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2012년 7월 국제채권단의 은행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여 2013년 말 구제금융 관리체제를 졸업했다.
이후 경제 개혁과 긴축 정책 등 덕택에 스페인은 현재 유로존에서 경제 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작년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3.1%, 내년에는 2.5% 각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분기(4∼6월) 스페인의 실업률도 22.4%로 전분기보다 1.4% 포인트 하락했다.
라호이 총리는 정부의 개혁 정책 때문에 스페인이 그리스와 달리 경제가 회복했다면서 총선에서 집권 국민당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1야당인 사회당과 노동조합은 라호이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5일 발표된 총선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은 지지율이 올랐지만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CIS 리서치센터는 라호이 총리의 국민당 지지율이 지난 4월 25.6%에서 이달 28.2%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사회당은 24.9%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반긴축 이념을 공유하는 포데모스는 지난 4월 16.5%에서 이달 15.7%로 하락했다.
중도우파 신생정당 '시우다다노스'(Ciudadanos)가 11.1%의 지지율로 포데모스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전문가들은 스페인 경제 회복과 그리스 사태 등이 지지율 등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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