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권도전 주변 지인들은 걱정…"실패하면 먹칠"
감정 상할까 만류 못하고 '속앓이'…이달말 가족모임서 결단할듯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조 바이든(73) 미국 부통령이 차기 대선 도전 저울질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정말로 그가 대권행을 결정할까 봐 우려하는 지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민주당 예비후보로 대세를 형성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적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무리수라는 걱정에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의회 및 정치권에서 바이든을 잘 아는 인사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싣고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한마디로 바이든 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실 경우, 타격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2009년부터 미국 부통령으로 '오바마 정부'의 국정운영에 한 축을 떠받쳐온 업적과 명성에 먹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공격할 수밖에 없을텐데, 이것이 '집안싸움'처럼 변질되면 큰 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바이든 부통령이 과연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NYT에 바이든 부통령의 공직생활 36년을 거론하며 "왜 그가 출마를 고려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대선 출마는 '현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액설로드는 "모금, 선거운동과 조직정비, 검증, 잘 무장된 (공화당) 후보에 대한 맞상대 등이 그가 출마하려는 이유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하는 인사들 중에서도 선뜻 직언하는 인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부통령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봐, 개인의 정치적 선택에 주제 넘게 간섭하는 인상을 줄까봐 입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지난 5월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둘째 아들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 주 법무장관을 잃고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의사소통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사람들이 그런 우려를 놓고 바이든과 의견을 나누려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기는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자신들은 경선 결과가 참담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 점을 의식하기를 희망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달말 가족모임에서 모종의 결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는 그가 서슴 없이 대선판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이들은 바이든 부통령이 이미 국정 장악력을 보여준데다, 뛰어난 TV토론 실력을 갖췄고, 1988년과 2008년 등 두 차례 민주당 경선 패배의 후유증을 이겨내면서 현실 정치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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