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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바브웨의 장기 집권자인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자료사진) |
미 법무부, 헤지펀드 자금 1억불 무가베 정권 유입 수사
오바마의 '아프리카 장기집권 독재자 비판'과 맞물려 눈길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헤지펀드의 투자자금이 짐바브웨의 장기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정권에 이용됐는지를 미국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8년에 짐바브웨 광산업체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오크-지프(Och-Ziff)가 투자자금이 무가베 정권에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크-지프가 투자한 회사인 짐바브웨 광산업체인 카멕(CAMEC)은 이 투자금을 활용해 리피버 파이낸스를 매입했다.
여기까지는 큰 논란이 없는 기업 투자 및 인수합병이었다.
하지만, 리피버 파이낸스를 소유했던 빌리 라우텐바치가 무가베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후 그가 무가베 정권에 1억 달러를 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이 1억 달러를 활용해 무가베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선거에서 반대파들을 탄압해 대통령에 다시 당선됐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미국 당국이 오크-지프를 수사하는 근거는 사업상 이익을 노리고 외국 정부 관료에게 돈이나 귀중한 물건을 주지 못하도록 한 외국부패방지법(FCPA)이다.
오크-지프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달인 2008년 3월에 아프리카 담당 국장인 반자 바로스가 짐바브웨로 여행했다.
이때 바로스 국장은 무가베의 측근이자 이후 무가베 정권에 돈을 건넨 빌리 라우텐바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문 때 뇌물이 오갔는지, 그리고 이 방문을 통해 투자 자금이 무가베 정권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오크-지프가 알았는지가 수사의 초점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아프리카 방문 때 장기 독재자들을 비판한 것과 맞물려 귀추가 주목된다.
1980년부터 집권한 무가베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판한 장기집권 독재자 중의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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