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산 치즈 등 수입금지 식품 대량 폐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8-07 11: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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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럽산 치즈 등 수입금지 식품 대량 폐기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서방의 경제 제재에 식품 금수로 맞서온 러시아가 유럽산 치즈를 비롯한 밀수된 서방 식품을 소각로 등으로 대량 폐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라 수백t 분량의 수입 금지된 서방 국가의 치즈, 과일, 기타 식품을 압수해 소각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식품 폐기 처리를 위한 소각로는 러시아 서부 칼리닌그라드에서 북부 상트페테르부르크, 동부 알타이에 이르는 접경 지역에 설치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오후까지 스몰렌스크에서 밀수로 들어온 55t 분량의 복숭아, 토마토를 폐기 처리했고 오렌부르크과 벨고로드에서도 각각 20t, 9t 분량의 치즈를 폐기 처분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캐나다와 네덜란드, 독일산 육류 28t과 폴란드산 사과, 토마토 28t을 압수했다.

러시아 정부 당국자는 "압수 및 폐기 조치가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매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원산지 표시가 부착되지 않은 수입금지 대상 치즈 9t을 폐기 처리했으며 이들 제품은 땅속에 파묻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의 새 대통령령에 따라 러시아 당국은 식당이나 식품가게에서 판매되는 금수 대상 식품을 폐기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러시아 의회의 한 의원은 금수 대상 식품을 수입하는 사람을 형사범으로 몰아최고 12년 징역형에 처하는 새 법안을 제의했다.

또 한 청년단체는 슈퍼마켓을 급습해 수입금지된 유럽과 미국산 식품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인구의 10% 이상이 절대 빈곤 상태에 처해있고 2차 세계대전의 기아와 옛 소련시절의 식품난을 경험한 러시아 국민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방송인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에프는 "전쟁과 혁명 후에 끔찍한 기아를 경험한 국가에서 어떻게 먹는 음식을 폐기 처분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러시아 정교회의 한 사제는 "(음식물 폐기는) 미친 짓이며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27만 명이 넘는 러시아인들이 식품을 폐기하지 말고 빈곤계층이나 장애인 등에게 나눠줄 것을 요청하면서 온라인 탄원 웹사이트(change.org)에 서명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공보 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대통령령이 발효된 이상 시행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 후 서방이 제재에 나서자 보복조치로 작년 8월 육류와 유제품 등 유럽연합(EU)과 미국산 농산품과 식품 대부분을 수입 금지했다.

서방에 대한 보복과 침체된 자국 농업 촉진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노린 러시아 정부의 식품 금수조치는 국내 농산품 생산업자에게는 이득을 준 반면 일반 소비자들은 기초식품 가격 폭등에 따른 부담으로 고통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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