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대선토론 '2부리그' 승자는 피오리나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회에서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가 '2부리그' 승자가 됐다.
피오리나는 6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하위권 후보 7명의 '2부리그' 토론에서 가장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주최자인 폭스뉴스는 전국 여론조사 기준 상위 10명으로 TV 토론회 출연 자격을 제한하면서 나머지 7명에게는 별도의 토론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2부리그' 토론이 끝나고 폭스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온라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누가 승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피오리나가 경쟁자들을 압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론 후 구글 검색어와 트위터 언급 순위에서도 피오리나가 다른 후보들에 훨씬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NBC뉴스 등의 매체들도 "피오리나가 토론에서 크게 이겼다"고 호평했다.
17명의 공화당 대선주자 중 유일한 여성인 피오리나는80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으로 외국 정상들과 만났던 경험을 내세우면서 당내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유력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동시에 공격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격려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를 겨냥해 "나는 유세 전에 빌 클린턴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비꼰 뒤 "그는 사면, 건강보험, 낙태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대체 무슨 원칙에 따라 통치를 할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당내 유력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해서도 그가 실수를 잘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피오리나는 또 "내가 집권하면 미국은 다시 비즈니스 리더십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업적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이민개혁법, 이란 핵협상을 되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첫날 이란 최고지도자와 개인적으로 연락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더 강하게 사찰할 것이라고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WP는 이날 피오리나가 잘 준비되고 시종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초반부터 시선을 끌었고, 메모를 거의 보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주최측은 칼리 피오리나를 9시 토론(1부리그 토론회)에 다시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칼리 피오리나가 빛났다. 하지만 그게 중요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다른 하위권 후보들을 압도했지만, 트럼프와 부시 등 상위 10명의 '1부리그' 토론에 가려 큰 주목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로이터 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피오리나의 지지율은 1%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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